골프가 아닌 스스로를 넘어서라, 현대 i30 1.6T 시승기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3세대 i30는 2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모델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유럽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41개월 만에 완성된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현대차 최초로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했으며, 주행성능 강화를 위해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MDPS 성능도 개선했다. 또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트렁크 공간을 넓히고, 젊은층을 위한 디자인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스포티한 듯하면서도 단정한 외관



정면에서 봤을 때의 이미지는 아주 깔끔하고, 스포티하다. 야간이나 악천후에 아주 밝은 시인성을 확보해주면서도 전력 소모가 낮고, 내구성이 좋은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LED 헤드램프라면 디자인적으로 조금 더 차별화를 주었어도 좋았을 텐데, 그런 획기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은 범퍼 하단에서 함께 작동하며 그 덕분에 헤드램프 디자인이 조금 더 간결해지긴 했다. 캐스캐이딩 그릴은 현대차의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인데,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헥사고날 그릴의 현대차의 디자인으로 점차 자리 잡아가는 이 시점에 굳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크레스트 그릴과 비슷한 캐스캐이딩 그릴을 사용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스포티했던 2세대와 달리 3세대는 측면이 아주 단정해졌다. 캐릭터 라인도 무난하고, 펜더가 부풀려져 있거나 강조되지도 않아서 밋밋해 보이기까지 한다. 윈도우 벨트도 캐릭터 라인과 같이 진행돼서 핫해치라는 광고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측면의 전반적인 비율이나 라인에서 상당히 어색함이 느껴진다. 18인치 휠은 제법 크고, 깔끔하다. 휠 사이즈마다 장착되는 타이어 브랜드가 다른데, 시승차는 풀 옵션 모델이어서 225/40R18 사이즈의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가 장착되어 있다. 



후면 디자인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듯하다. 루프 스포일러가 낮게 떨어지면서 후면 디자인의 중심을 잡아주고, 보조제동등의 길이도 앞으로 출시될 차세대 그랜저보다 길다. 테일램프는 입체적인 디자인이 적용됐고, 가로형 디자인이 안정감도 적절히 더해준다. 후방카메라는 앰블럼 하단으로 집어넣었고, 풍부한 볼륨감의 범퍼와 듀얼 머플러도 상당히 조화롭다. 



디테일과 조작성이 향상된 실내




실내는 외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편리하고, 조작성이 뛰어나게 디자인됐다. 충분한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레이아웃을 수평적으로 구성했다. 대신 매립형 내비게이션은 돌출형으로 바뀌었는데, 다시 보니 그새 익숙해져서 그런 것인지 어색함은 크지 않다. 내비게이션 관련 버튼들은 모두 터치스크린 좌우로 배치시켰으며, 공조버튼은 하단으로 나눠 센터페시아가 깔끔하게 정리됐고, 조작성이나 조작감 모두 만족스럽다. 





변속기 레버의 그림감도 우수하고, 변속기 주변의 버튼도 주행하면서 조작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풀옵션 모델에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적용되면서 컵홀더 옆으로 약간의 수납공간도 확보해놨는데, 스마트폰과 지갑 같은 것을 꽂아 놓을 수 있어서 유용하다. 도어는 전자석 오토를 지원하며, 수입차처럼 변속기를 파킹으로 옮기면 별도의 조치 없이 도어를 열 수 있다. 






시트와 안전벨트에는 센터페시아와 송풍구 주변과 같이 빨갛게 포인트 컬러를 넣었다. 시트는 몸을 조금 더 잘 지지해줄 수 있도록 사이드 볼스터를 부풀려놨는데, 가죽의 질감이 다소 거칠긴 하지만, 몸을 지지해주는 홀딩 능력은 나쁘지 않다. 요추받침도 있고,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조수석은 수동이지만, 높이 조절도 가능해서 실용적이긴 하다. 



실내에서는 A필러까지 모두 직물 트림으로 처리했고, 전 좌석 오토 윈도우, 보조석 높낮이 조절, 내비게이션의 한글을 영문으로 통일, 다양하고 쓸모 있는 수납공간 확보 등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쉐보레처럼 USB 단자에 핸드폰을 충전하는 동시에 오디오 스티리밍은 지원하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다. 



첫인상은 좋지만, 한계점이 낮은 주행성능



1.6리터 터보 모델은 나름 엔진음도 있고, 약간의 배기음도 있다. 본격 스포츠 모델은 아니어서 소리가 감성적이거나 크지는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적당한 수준이다. 7단 DCT는 과거 벨로스터 터보와 느낌이 완전히 다르고, 아반떼 스포츠보다도 세팅이 더 잘 된 것 같다. 특히 저속에서 주차를 하거나 언덕에서 정차 후 재가속할 때 체결감이 더 좋아졌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kg.m을 발휘하는 1.6 터보 엔진은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가속되며, 자체 테스트 결과 6초대의 가속성능(0-100km/h)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가속성능이 인상적이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가속되면서 속도 회전계를 꺾는데, 가속할 때만큼은 몸놀림이 아주 경쾌하다. 가속하면서 들려오는 터빈 소리와 엔진음도 썩 나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로 느껴지기도 한다.



스티어링 휠은 저속에서는 꽤 묵직하고,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또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기어를 한 단계 낮추면서 고 rpm을 유지하고, 재가속 시에 더 빠르게 반응한다. 하지만 정작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뚜렷하게 가벼워지고, 속도를 줄였다가 재가속을 반복하면 가끔씩 변속기가 허둥대기도 한다. 



브레이크는 밀린다는 느낌 없이 잘 멈춰 선다. 초반 느낌이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제동을 테스트하면 브레이크가 빨리 잠기고,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브레이크를 과격하게 지속적으로 밟을 일은 자주 없을 테니 나쁘지 않은 성능이지만, 그래도 스포티한 주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브레이크와 타이어 교환은 필수다. 



서스펜션은 과속방지턱도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출렁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단단하지도 않게 조율됐다. 과거 시승했던 i30나 아반떼와 비교해서도 코너링에서 안정감이 훨씬 나아졌다. 하지만 기존 차량의 서스펜션 성능이 수준 이하였던 것이지 신형 i30가 대단해졌다는 표현은 아니며, 이제서야 비교적 안전하게 탈만해졌다는 정도다. 


연비는 스포티한 주행을 하면 리터당 6km 이하로도 금방 떨어지고, 정속 주행을 하면 리터당 17km도 무난하다. 도심에서는 리터당 8~9km 정도로 확인됐는데, 도심연비는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평상시에는 1.6 자연흡기와 비슷한 연비를 기록하고, 스포티한 주행을 하면 130km를 주행하고도 연료탱크에 기름이 절반만 남을 정도로 연비가 급격히 떨어진다.



조금 더 솔직하고, 방향성을 뚜렷이 해야



차는 잘 만들었다. 아마 최근 5년 동안 현대차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깜짝 놀랄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 하지만 i30는 신모델도 잘 팔릴 것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해치백이 비인기 차종이라지만 폭스바겐 골프는 잘 팔린다. 우리나라 판매되고 있는 해치백은 수도 없이 많은데, 골프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이유는 골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골프는 골프만의 이미지가 확실하다. 하지만 i30는 그런 이미지라는 게 없다. 그나마 남아 있는 이미지라고는 자신을 스스로 넘어서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능력 그 이상을 보여주려고 하고, 경쟁 모델을 따라 하기에 급급한 모습뿐이다. 


심지어 가격도 비싸졌다. 그나마 인기가 높았던 1세대 i30는 꽤 괜찮은 성능에 골프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1천만 원 초반부터 구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몇몇 옵션만 추가하면 2천만 원 중반이 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마저도 그렇게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i30는 더욱 스스로의 벽을 깨고 넘어설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한 시점인데, 정작 현대차에서는 그런 벽을 깨줄 수 있는 i30 N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의 상품성만 좋아서는 안 된다. 사실 국내에 판매 중인 해치백 중에 상품성이 안 좋은 차는 한 대도 없다. 그런데 이미지가 안 좋은 차는 분명히 있다. i30는 이번 3세대를 통해 i30만의 신뢰를 얻고 새로운 이미지를 분명히 구축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국내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토트리뷴은 법적으로 언론사가 아니며,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즉, 김영란법과는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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