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동급 수입차, 서킷 비교시승 체험기

현대자동차가 전남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현대차 7대와 경쟁차 9대의 비교시승 체험을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했다. 행사에 준비된 16대의 차량은 대부분 배기량이나 세그먼트에 맞춰 준비되었고, 전문 인스트럭터와 함께 2랩씩 주행하며 비교하면서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앞서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5년째 내부적으로 진행했던 비교 시승행사인데, 내부에서도 반응이 좋아서 올해 처음으로 블로거와 동호회 등 일반인들의 참가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 그랜저 VS 렉서스 ES350

첫 비교시승차량은 그랜저와 ES350이다. 그랜저는 3.0 V6 GD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을 발휘한다. ES350은 3.5리터 V6 MP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며,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kg.m을 발휘한다. 두 모델 모두 전륜구동이고, 편안함을 지향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아주 비슷하다. 

 

하지만 2랩을 도는 동안 마냥 편안하기만 했고, 사실 무엇이 더 우위에 있다고 느낄 수도 없었을 정도로 서킷만 적응하다 정신없이 2랩이 지나갔다. 또한 그랜저는 완전 신차였고, ES350은 연식이 조금 오래돼 그랜저가 ES350과 동등한 성능을 발휘했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고, 정확히는 구형 ES350과 동등한 성능을 발휘했다고 하는 게 맞겠다.



현대 투싼 VS 폭스바겐 티구안

그랜저와 ES350으로 2랩을 정신없이 돌고 바로 티구안으로 이동했다. 티구안은 출시된 지 최소 5년 정도 지난 모델로 심지어 2.0 가솔린 모델이었다. 주행거리는 이미 3만 km를 육박해 일반 차량의 30만 km를 주행한 차량과 비슷한 상태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 코너를 지나가면 잡음이 끊이질 않았을 정도였고,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바로 갈아탄 투싼은 신차고, 2.0 디젤에 사륜구동 모델이다. 비교가 불가한 컨디션에 파워트레인, 구동방식을 가지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 참가한 듯해서 출발 전부터 아쉬움이 밀려왔다. 당연히 코너링도 가속감도, 모두 투싼의 압승. 일일이 따질 필요가 없고, 의미 없이 2랩만 완주하고 지나갔다. 진짜 비교를 하려면 신형 티구안을 가져왔어야 했고, 여건이 안 됐다면 두 차량은 빼는 게 나았을 뻔했다.



현대 싼타페 VS 볼보 XC60

싼타페와 볼보 XC60이 경쟁 모델인지 이날 처음 알았다. 과연 어떤 부분에 있어서 경쟁 모델이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 제원을 보니 싼타페는 2.0 디젤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고, XC60은 2.4 트윈터보 디젤에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어서 최고출력이나 토크가 186마력, 41kg.m으로 서로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이 경쟁 모델이라고 인식할지는 의문이다.

 

XC60부터 주행을 시작했는데, SUV임에도 역시 하체가 단단한 편이고, 좌우로 미끄러지는 롤도 심하지 않다. 초기 가속 반응도 디젤 차량같이 않게 시원하면서 일정하다. 아무래도 주행거리가 높아서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주행거리가 높은 것에 비하면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다.

 

XC60이 오래된 모델이긴 해도 싼타페가 XC60과 비교가 될까 싶었는데, 가속부터 와인딩 구간을 공략할 때의 안정감이 의외로 놀랍다. 싼타페의 하체는 정말 없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형편없다고 생각해왔는데, 막 집어던져도 원하는 대로 컨트롤이 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너무 신기해서 담당 인스트럭터에게 “이거 뭔가 조작된 거 아니냐”, “말도 안된다”라는 말을 연신 쏟아냈으나 “이 차량은 일반 시승차”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경쟁 모델이 최신 모델이 아니어서 아쉽긴 했지만, 어쨌건 싼타페는 경쟁 모델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그 자체의 성능만으로도 상당히 발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BMW M4 VS 아우디 RS5

현대차에서 두 대의 고성능 차량을 준비했다. 예상과 달리 제네시스 쿠페는 없었고, M4와 RS5만 비교하며 체험했다. 

 

먼저 탑승한 M4는 3리터 V6 엔진으로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트윈터보를 얹어 최고출력 431마력, 최대토크 56.1kg.m을 발휘한다. 가속성능도 4.1초로 동급 모델 중에서도 꽤 빠른 편이다.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으면서 가속되는데, 서킷에서 마음껏 밟으니 발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더 거칠게 느껴진다. 앞서 시승했던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며 공략했던 코너 구간도 훨씬 더 쉽게 지나칠 수 있었다.

 

유독 짧게 느껴졌던 M4의 시승을 마치고 이동한 RS5는 4.2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43.9kg.m을 발휘하고 4.5초의 가속성능을 기록한다. M4와 다른 점이라면 사륜구동이고, 자연흡기 엔진이라는 것. RS5도 서킷 시승은 처음인데, M4보다 부담감이 적고, 컨트롤도 비교적 쉽다. 배기음은 M4보다 작아서 스포츠 주행에서는 약간 아쉽지만, 일상에서의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2랩씩 주행한 아주 짧은 시승이어서 뭐라고 평가할 수도 없고, 평가하기에도 민망하다. 하지만 M4는 매우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말이라면, RS5는 잘 길들여진 사냥개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현대 아이오닉 VS 토요타 프리우스

M4와 RS5는 2랩을 돌면서 두 차량의 특장점을 모두 잡아내기는 어려웠지만, 아이오닉과 프리우스는 차이가 극명히 갈렸다. 오늘 시승한 차량 중에서 가장 제대로 비교시승이 되는 모델은 아이오닉과 프리우스 밖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두 차량의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프리우스를 먼저 탑승했는데, 일본에서 직수입한 모델이어서 그런지 우핸들이다. 내비게이션과 같은 편의사양은 빠져있지만, 그래도 주행에 필요한 장치는 모두 갖추고 있다. 1.8리터 가솔린 엔진과 모터의 조합으로 구성되며,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서킷 주행체험의 특성상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했다. 무단변속기와의 조합이어서 가속감이 빠르게 느껴지지는 앉는데, 계기반의 속도는 제법 높다. 스티어링 휠을 감았을 때는 아주 가볍게 느껴지고, 제동성능이나 NVH가 특별히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크게 거슬리지도 않았다.

 

아이오닉은 DCT가 맞물려 있어 가속감이 아주 뛰어나다. 당연히 일반 가솔린 차량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프리우스 대비 시원시원하다. 특히 서스펜션의 롤이 적은 편이고, 약간 눌려있는 듯하면서 답답했던 프리우스와 달리 아이오닉의 서스펜션은 단단함이 제대로 느껴진다. 제동성능은 초반에 몰려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균형감이나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는 아이오닉이 더 나을 것 같다.



제네시스 EQ900 VS 메르세데스-벤츠 E300

EQ900과 E300은 사실 비교 차종이 아니다. 행사 관계자는 “원래 S클래스가 준비되었었는데, S클래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부득이하게 E클래스로 대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두 차종을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각각의 특성을 느껴보는데 집중했다.

 

먼저 시승한 차량은 2015년식 E300으로 3.5리터 V6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출발 가속감이나 질감이 매우 부드럽다. 요즘 출시되는 모델과 달리 자연흡기 엔진이어서 폭발적인 가속감을 느끼기엔 무리가 있지만, 편안하고,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감각이 전형적인 벤츠다. E300을 시승하는 둘째 날에는 비가 내려 노면 상태가 좋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슬라럼이나 코너링, 제동성능에서 특별한 스트레스가 없었다. 

 

EQ900은 5.0 V8모델이다. 역시 배기량이 크고, 최고출력도 425마력에 육박한 덕분에 2.2톤이 넘는 무거운 차체를 거뜬히 밀어 부쳐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어선다. 사륜구동모델이어서 빗길 주행임에도 불구하고, 코너링 성능도 제법 괜찮다. 물론 공차중량이 매우 무겁고, 전장도 매우 길기 때문에 거동이 민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상처럼 크게 둔하거나 답답함이 느껴지지는 않는 정도다.



현대 아반떼 VS 포드 포커스

아반떼와 포커스를 비교하는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아반떼의 상품성이 가격으로 보나 무엇으로 보나 압승이다. 실제 성능도 아반떼가 월등히 우수했는데, 포커스는 차량 상태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핸들링을 빼곤 특별히 점수를 주기 어려웠고, 시승을 하면 할수록 모든 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반면 아반떼는 특별히 즐거움은 느낄 수 없더라도 모든 면에서 부족함 없이 밸런스가 훨씬 더 좋게 느껴졌다. 그런데 아반떼를 비교하려면 미국에서도 안 팔리는 포커스가 아니라, 없어서 못 판다는 혼다 시빅이나 쉐보레 크루즈가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현대 쏘나타 VS 닛산 알티마

두 모델은 미국에서도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고, 국내에서도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알티마의 주행성능은 이미 접해봐서 서킷에서도 살짝 기대가 됐고, 쏘나타도 LF로 넘어오면서부터는 기본기가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티마는 보조석의 시트 포지션이 너무 높고, 시트도 너무 평평해서 코너를 돌아나갈 때마다 몸이 너무 쏠려서 불쾌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무단변속기여서 가속감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긴 해도 계기반을 보면 속도가 결코 느리다고 할 수는 없고, S모드로 주행하면 나름 스포티한 느낌으로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엔진음이 저배기량 모델처럼 너무 시끄럽게 들려왔고, 풍절음도 거슬렸다.

 

쏘나타는 알티마보다 배기량이 0.5리터나 낮기 때문에 최고출력과 토크도 각각 12마력, 4kg.m씩 더 낮다. 하지만 자동변속기로 인해 가속감이 뒤처진다는 느낌이 적고 오히려 더 빠른 것 같이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은 원하는 만큼 컨트롤이 가능하고, 서스펜션이나 제동성능까지 전체적인 균형감도 무난한데, N.V.H.가 특히 만족스러웠다. 결론적으로 쏘나타는 딱 생각했던 그 정도.




WRAP UP

모든 비교시승이 끝나고 마무리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를 진행한 인스트럭터들과 참가자들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역시 가장 많았던 불만은 너무 짧은 2랩으로 많은 차량을 시승해야 했다는 것. 그 다음으로는 대부분 경쟁 수입차의 연식이 너무 오래됐고, 경쟁차라고 하기에도 너무 억지스럽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점차적으로 차량을 교체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진행하게 되면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차량을 제대로 느껴볼 틈도 없이 정신없이 지나가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냥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다. 주행거리가 오래된 수입차는 시승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주행거리가 늘어나도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하는지 체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 평소 시승을 통해 이미 다 차량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서킷 주행을 통해서 완전히 새롭게 경험했고, 현대차의 기본기가 많이 향상됐다는 점도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무엇보다도 이런 내부 직원들이 아닌 일반을 대상으로 이런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굳이 일반에 공개해서 긁어 부스럼처럼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고 할 수도 있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더 강해졌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내년에는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이런 과정들이 결과적으로 우리 소비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발전되길 기대해본다.


*오토트리뷴은 법적으로 언론사가 아니며,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김영란법과는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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