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한 방이 아쉽다, 볼보 V40 시승기

폭스바겐 골프가 인증 취소로 판매가 중단됐다. 그렇게 되자 골프의 판매량은 다른 해치백들로 분산될 것 같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볼보 V40을 비롯한 수입 해치백들의 판매량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현대 i30는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완전히 실패했다. 시승에 앞서 볼보 V40이 골프의 빈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디자인은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살짝 변경됐다. 헤드램프에 볼보의 새로운 상징인 주간주행등이 삽입되고,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나 범퍼 하단 디자인도 약간씩 변경됐다. 기존에도 평가가 좋았던 후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했다. 해치백으로서 갖춰야 할 볼륨감이나 라인이 특히 아름답고, 미래지향적인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반전이 시작된다. 아무래도 최근에 시승한 볼보의 90시리즈들의 화려한 실내를 보다가 V40을 보고 있자니 격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계기반이나 스티어링 휠, 시트도 모두 괜찮다. 출시된 지 오래되었고, 실내 디자인은 변경되지 않았으니 이해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에어컨 송풍구나 센터페시아 버튼들은 안타까울 정도다. 조작성도 떨어지고, 디자인도 클래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이나 파지감, 버튼 조작감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기어 레버 주변으로는 원래 아무런 장식이 없었는데, 무광 크롬 소재의 테두리가 추가됐다. 운전석과 동승석 시트는 모두 전동식으로 조절되고, 디자인은 신형 90시리즈들보다 못한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착좌감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시동을 걸자, 실내에 이어서 또 한번 놀랐다. 2리터 디젤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새삼 신경 쓰인다. 앞서 시승했던 90시리즈들 보다 못한 것은 당연하고, 2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한 국산차보다도 소음이나 진동이 심하게 느껴진다. 시승차의 주행거리가 1만 2천 km가 넘어있긴 했지만,  일반 출고된 차량이라면 여전히 신차라고 할 수 있는데, N.V.H 따윈 시원하게 포기한 차량 같다.



그래도 32.6kg.m의 묵직한 최대토크는 제원상 1,750rpm에서 발휘되는데, 실제로도 그 부근에서 폭발력 있게 터져서 실용구간, 특히 도심에서는 가속과 추월 시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150마력의 최고출력은 고속구간에 진입하면 맥을 못 추고, 가속도 급격히 더뎌져 맥이 빠진다.



스티어링 휠은 아주 단단하다. 속도감응식이지만, 저속에서도 단단해서 스티어링 휠이 뻑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서스펜션도 스티어링 휠처럼 평소에는 굉장히 단단하다. 스포티한 성향이 짙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런 성향을 감안해도 서스펜션은 노면의 잔 충격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모든 충격을 운전자에게 전달해 피곤함이 몰려온다.



단단한 만큼 코너 구간에서 잡아 돌리면, 움직임은 칼 같고, 잘 버텨낸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깔끔하고, 서스펜션은 ‘V40이 이 정도였나?’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원하는 대로 움직여준다. 과거에 시승했던 XC40과도 완전히 다른 감각이다. 어찌나 깔끔한 지 진입 속도가 빨라 언더스티어가 불가피할 것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허둥대거나 밀리는 모습이 없다. 



출발하자마자 급제동을 할 상황이 발생했다. 브레이크는 충분히 예열이 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구간에서 정확히 멈춰 섰다. 지속적으로 급제동을 하면 당연히 빨리 무거워지지만,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브레이크 성능에 대한 불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다만 브레이크 조작 시 부드럽지 않고, 조금 신경질적이면서 거칠게 반응하는 것은 아쉽다.



연비는 신경 쓰지 않고, 최악의 조건으로 운행한 결과 리터당 13km 정도. 인증 복합연비가 리터당 16km를 기록하기 때문에 신경 써서 주행하면 더 높게도 가능하고, 장거리 주행에서는 리터당 20km도 거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디자인이나 주행 상황에 따라 다소 거칠었던 주행성능도 아쉬웠지만, 특히 아쉬운 부분은 가격이다. 3,680만 원부터 4,430만 원에 책정되어 있어서 현대 그랜저와 겹친다. 아무리 볼보라고 해도, 현재 V40의 상품성에 비해 비싸다. 이 정도 성능이나 연비 등은 굳이 V40이 아니더라도 대안이 너무 많다. 심지어 그 대안들은 가격도 더 저렴하다. 개인적으로는 볼보는 차를 잘 만든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V40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강력한 한방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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