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슬란, 단종보다 택시 전용 모델이 낫다

현대자동차의 기함 아슬란은 출시 전부터 이미 실패작이었다. 애초에 출시되지 말아야 했고, 현대차는 애초에 아슬란에 대한 기대가 없었거나 시장을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

 

아슬란은 최근까지도 단종설이 돌고 있을 정도로 판매가 매우 낮다. 최근에는 할인을 하지 않으면 판매가 거의 불가능 할 정도고, 할인을 하더라도 월 30대를 판매하기도 힘들 정도다. 2015 3월 말에 출시했으니 아직 출시된 지 3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국산차 중 판매량이 적은 모델의 상징이 되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아슬란은 출시 전부터 부정적 이슈가 상당했다. 그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기 시작한 건 그랜저 플랫폼으로 만든 모델을 그랜저 디자인에서 살짝 바꿔 새롭게 출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였다. 그렇다 보니 출시 후에도 아슬란의 디자인이 예상보다 그랜저와 비슷한 부분보다 다른 부분이 많아도 계속해서 그랜저와 비교가 되곤 했다.

 


너무 노골적으로 기업을 상대로 날로 먹으려(?) 했던 시도도 아슬란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다. 신차발표회장에서부터 현대차는 아슬란을 기업의 법인 차량으로 판매하기 위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당연히 그 다음의 마케팅도 개인보다는 기업에 집중됐고, 아슬란은 기업 임원이 아니라 개인이 타면 안될 것 같은 뭔가 이상한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정작 기업 임원들은 아슬란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슬란이 그랜저에 비해서 뒷좌석 승차감이 우수하고, 풍절음도 적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우수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굳이 그랜저를 두고 아슬란을 선택해야 할 정도로 아슬란이 특별하게 뛰어나다고 할만 한 것도 없었다.

 

4-50대의 기업임원이나 개인소비자들을 주 타겟층으로 설정하면서도, 모델명을 아슬란으로 채택한 것도 문제였다. 4-50대 정도의 소비자들이라면, 새로운 모델명보다 기존의 다이너스티라는 모델명에 훨씬 더 익숙한 세대들이다. 실제로 아슬란은 다이너스티와 같은 개념의 모델이기 때문에 다이너스티라는 모델명을 사용했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오히려 더 좋은 이미지를 얻어낼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슬란의 추락은 그랜저 IG가 출시되면서 더 심각해졌다. 차가 안 팔리니 할인을 수시로 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인데, 그랜저는 아슬란보다 더 새로운 플랫폼으로 아슬란 혹은 그 이상의 고급사양으로 무장해 출시됐다. 현대차가 아슬란을 완전히 포기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플랫폼이 같다면, 무조건 상위 모델부터 신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정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만 보더라도 신규 플랫폼은 기함부터 적용된다. 그래야 기함이 가지는 상징성이나 가치가 빛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슬란은 구형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동생보다 못한 형이 됐다. 심지어 파워트레인이나 디자인까지 무엇 하나 그랜저보다 나은 게 없다.

 

르노삼성 SM5의 경우 SM6보다 아랫급이기 때문에 단종을 하지 않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팔기에도 좋지만, 아슬란은 그랜저의 윗급이라는 설정 때문에 가격을 그랜저와 동등하거나 그 이하로 더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아슬란에게는 기회가 있다. 바로 택시 전용 모델로 방향을 바꾸는 것. 아슬란은 기함답게 뒷좌석 탑승객을 위주로 제작해 승객이 탑승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게다가 기함이니 기사들이 장시간 운전하더라도 다른 모델에 비해 피로감도 적기 때문에 택시로 안성맞춤이다.

 

그랜저 택시가 2,500만 원대에서 3천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데, 아슬란도 3천만 원 정도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판매량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아슬란이 택시로도 성공하지 못할지라도 구입한 소비자들은 막상 만족하면서 타고 있는 모델을 판매량이 적다는 이유로 단종시키는 건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둘러 단종을 하던, 단종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무엇이라도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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