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궁극의 미래 자동차 현대 넥소 시승기

친환경과 자율주행이 현대자동차의 넥소를 타고 동시에 왔다. 지금까지 친환경차는 전기차가 대세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기차는 여전히 전기를 생산하는 단계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것이 궁극의 친환경차가 맞느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많았다. 마찬가지로 수소연료도 여전히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그러나 천연가스로 생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궁극적인 친환경 연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는 대기 중의 오염된 공기를 흡입해 수소와 반응시켜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로 평가되고 있다.



친환경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현대차는 지금까지 자율주행기술이 다른 수입 브랜드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적어도 넥소가 공개되지 전까지는. 그러나 넥소를 시승해본 결과 현대차가 수입 브랜드와 비교해서도 부족함이 없으며, 이미 테슬라와 같은 업체와 같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시승을 통해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넥소는 미래지향적인 모델인 만큼 디자인부터가 일반 차량들과는 약간 다르다. 전체적인 형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세부적인 디자인을 보면 헤드램프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기도 어렵고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전반적인 모습이 기하학적이기도 하다. 후드 바로 아래 위치한 주간주행등은 후드를 가로질러 길게 뻗어 있고, 캐스캐이딩 그릴은 넥소의 콘셉트에 맞게 스며들었다. 그리고 디자인만 봐서는 알 수 없지만, 범퍼 양쪽 끝으로는 레이더 센서가 배치되어 있어 자율 주행을 돕는다.





SUV치고 측면 디자인이 굉장히 부드럽다. 공기역학을 매우 중요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박한 라인보다는 곡선이 주를 이루고 있고, 심지어는 도어 핸들도 평소에는 찾을 수 없게 숨겨지는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이 적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전면부에서 봤던 것처럼 휠 디자인도 기하학적인 무늬가 들어갔다. 보통 친환경차라고 하면 휠 스포크가 굵고 커지면서 공기저항을 덜 받게 만드느라 디자인이 이상해지곤 하는데, 넥소는 이런 요소들을 잘 활용한 덕분에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은 후면부까지 이어진다. 스포일러는 크기도 크지만, 상단과 측면은 모두 공기역학을 고려해서 핀을 세웠다. 그리고 리어 와이퍼 역시 공기저항을 고려해서 레인지로버처럼 스포일러 하단으로 숨겼다. 스포일러에는 보조제동등이 길게 뻗어 있어 안정감을 더해주며, 테일램프는 전체적으로 클리어 타입을 적용해서 순수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도록 했다. 범퍼 하단부는 라인을 잡아서 다소 밋밋하게 마무리될 수 있는 디자인에 균형을 잡아주었다.



친환경 차답게 실내 소재도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트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스웨이드, 패브릭, 메탈, 가죽, 플라스틱 등의 다양한 소재가 적용되어 일반적인 현대차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게다가 운전석 전방의 듀얼 디스프레이, 기울어져 있는 센터페시아는 독특함 그 자체다. 계기반은 모두 디스플레이로 대체되는데, 7인치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래픽이 매우 간결하고 직관적이다. 또 그 우측으로 배치된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대 화면으로 주행정보,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등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고, 와이드한 사이즈를 바탕으로 한번에 여러 화면을 띄울 수도 있다.




스티어링 휠은 아주 두툼하고, 잡았을 때의 파지감도 우수하다. 그리고 센터페시아 버튼 들의 그룹별로 나눠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특히 변속기까지 버튼 식으로 배치해서 더욱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래로는 수납공간과 컵홀더까지 구비해서 공간활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넥소는 3개의 수소탱크를 차량 하단에 장착하고 있지만, 실내는 투싼과 비교해도 오히려 43리터나 넓을 정도로 적재공간이 넓다. 뒷좌석은 다른 SUV보다 아주 약간 높은 감이 있지만, 헤드룸이나 레그룸, 시트 포지션은 나쁘지 않다. 2열시트가 다른 SUV보다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차량 하부에 3개의 수소탱크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수소탱크에 대한 걱정을 할 수가 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세단이 출시됐을 때도 많은 소비자들이 배터리가 폭발하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는데, 개발단계에서 이미 충분한 안전테스트가 이뤄졌기 때문에 걱정은 접어둬도 좋겠다. 참고로 수소탱크는 총격시험, 파열시험, 타격시험, 수소밸브 직접 충돌 등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했고, 수소탱크를 획기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 차체의 구조물도 일반 차량들과는 다르게 설계됐다.



넥소는 일반적인 차량들처럼 시동을 켠다는 개념이 없다. 오히려 컴퓨터처럼 부팅에 가깝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두 개의 디스플레이만 켜질 뿐이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D버튼을 누르고 출발하더라도 전기차와 같이 조용하게 미끄러져 나아간다. 갑자기 가속을 해도 모두 전기차와 같은 기분이다. 바깥에서 바람소리,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음이 간간이 들려올 뿐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히터를 강하게 트니 히터소리만 들린다.



모터의 최고출력은 154마력, 최대토크는 40.3kg.m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도 출력이 받쳐주지 못해 동급 내연기관차량처럼 시원한 가속성능을 느끼기는 어렵다. 친환경차량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최대토크가 결코 낮지 않은 수치이어서 도심에서 추월을 한다던가, 차선을 변경할 때는 크게 답답함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넥소는 어라운드 뷰도 장착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고,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면 계기반에 후측방 영상이 뜬다. 왼쪽, 오른쪽 모두 카메라로 사각지대를 보여주기 때문에 사이드미러로도 보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카메라로 확인해서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시켜준다. 과거 혼다 어코드도 방향지시등을 켜면 우측 카메라가 작동해서 비슷한 기능을 제공했는데, 넥소에 탑재된 기능은 계기반에 영상이 표시되고, 양쪽 모두 카메라가 있어 더욱 쉽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회생제동은 페들시프트를 통해서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무지함에 무조건 회생제동을 강하게 3단계로만 설정했는데, 꼭 강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회생제동을 강하게 설정하면 그만큼 엔진브레이크가 빨리 작동하는 것처럼 강제로 속도를 줄여 배터리를 충전하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좋은 게 아닌가? 했었는데, 이렇게 사용하면 고속 주행에서는 승차감이 나빠질 수 있다.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리는 만큼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앞으로 약간 쏠리기도 하고, 속도가 줄어드니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앞부분이 다시 살짝 뜨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회생제동을 강하게 설정하면 가속과 회생제동이 반복되면서 승차감에서 손해를 보게 될 수 있고, 상황에 맞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알고 나서 회생제동을 1단계로 낮추지 강제로 갑자기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시 밟을 일이 줄어들어 승차감도 다시 좋아졌다. 고속과 시내 주행 시 승차감은 SUV답게 딱딱하기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한 성향이다.



일상에서 서울을 지나는 길에는 자율주행 기술도 사용해봤다. 자율주행은 의외로 간단히 작동됐다.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누르면 바로 자율주행에 돌입한다. 코너 구간에서도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필요가 없고, 정체 시에는 아주 부드럽고 안전하게 멈춰 선다. 정차를 오래하면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라는 안내문구가 뜨지만, 대부분은 자동으로 출발한다. 차선은 사람이 주행하는 것보다 더 정확히 정 중앙을 유지하면서 주행한다. 정말 신세계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차선변경도, 추월도 알아서 해준다.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답다. 센서와 카메라, 레이더 등의 차량 사방에 배치되어 알아서 감지하고 계산한다. 특히 터널이나 다리 밑 등 GPS가 잡히지 않는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날 테스트는 해보지 못했는데, 넥소는 BMW 7시리즈처럼 리모트 컨트롤로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심지어 단순히 앞뒤로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라 자동주차보조 시스템과 연동해서 T자 주차도 가능하다. 모두 자율주행기술, 안전기술과 결합된 장비들 덕분에 실현 가능한 일들이다.




수소연료가 완충되지 않은 상태여서 주행가능거리가 290km였는데, 30km를 주행하고 주행가능거리가 260km로 정확히 주행한 만큼 줄어든 차는 처음 봤다. 영하 10도 내외의 매섭게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했다. 연비는 리터당 0km가 아니라 kg당 0km로 표시되는 식이다. 짧은 주행결과 kg당 70km 대의 연비를 기록하긴 했는데, 영하의 기온이 아니라면 또 연비 주행을 한다면 공인연비처럼 리터당 90km대 주행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와 다르게 주유를 하듯이 충전이 가능하다. 그래서 기존의 정유사나 주유소 등의 사업구조와 유통망, 제조시설 등을 이용하면 전기차보다 오히려 빠르게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현대차에서도 자체적으로 수소연료 충전소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차량가격은 7천만 원정도로 비싼 편이다. 물론 자율주행기술이나 수소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이 고려돼야겠지만, 그래도 프리미엄 중대형세단과 비슷한 가격이니 만만치는 않은 금액이다. 아직까지 인프라나 가격이 열악한데, 하루 빨리 개선돼야 소비자들도 좋고, 환경에도 좋지 않을까 싶다.


넥소를 시승하기 전까지 친환경차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해왔고, 자율주행 기술도 국내에서 아직은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넥소를 시승하자마자 다시 깨닫게 됐다. 친환경차도, 자율주행차도 이미 이렇게 내가 시승하고 있다는 것을. 넥소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단순히 친환경차도 아니고, 단순히 자율주행차라고 말할 수 없는 궁극의 미래형 자동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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