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없이 2세대로 출시된 기아 K9, 이번엔 성공할까?

기아 K9은 기아차 입장에서 포기할 수도 없는 플래그십 모델이고, K시리즈의 맏형 노릇을 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1세대의 판매량이 더욱 아쉬웠던 모델이다. 1세대에서도 상품성 자체는 나쁘지 않아 중고차 시장에서 가성비가 좋은 모델로 꽤나 인기를 끌었던 모델인데, 2세대는 신차 판매량에서도 성공적일 수 있을까?



혹자들은 대형 세단, 고급 세단에서 가성비를 논한다는 자체가 우습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체급에서나 가성비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가격은 3.8 가솔린이 5,49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 가격은 한 체급 아래인 제네시스 G80이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의 할인 금액과 겹치는 가격대다.




그런데 가격에 비해 크기가 G80, E클래스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슷하다. K9은 기존보다 크기를 키우면서 전장 5,120mm, 축거, 3,105mm, 전폭 1,915mm, 전고 1,490mm가 되었다. 이는 S클래스의 숏바디와 롱바디의 사이쯤 되는 수치다. S클래스 숏바디와 비교해보면 전장은 5mm가 짧지만 축거는 오히려 70mm가 길고, 전폭도 16mm가 넓다.



단순히 가격 대비 크기만 큰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아차의 기함급 모델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기본 트림부터 다양한 사양이 가득하다. 3.8 가솔린의 가장 기본 트림인 플래티넘 1에는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안전 하차 보조, 터널 연동 자동제어 등의 첨단 사양이 가득해서 딱히 추가할 게 없어졌다. 실내외의 모든 램프는 풀 LED 램프로 꾸며지며, 고급스러운 자재도 아낌없이 투입했다. 이외에도 12.3인치의 내비게이션과 스마트 트렁크, 크렐 14 사운드 시스템도 기본일 정도로 기본 사양이 탄탄하다.




이렇게 사양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기아차의 속 사정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브랜드 경쟁력이 밀려서다. 가격 대비 상품성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세단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브랜드 가치를 구입하는 것이지, 그 상품 자체가 좋아서 구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E200이나 E220d에는 E300이나 E400 등과 달리 사양이 많이 빠지고, 그 비싼 차에 심지어는 전동식 트렁크도 없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삼각별’의 역사와 철학,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입하기 때문에 일개의 옵션은 차량 구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K9은 그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가격 대비 크기와 사양 등으로 잡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셈이다.



K9은 이번에 2세대를 출시하면서 처음부터 제네시스 EQ900과 같은 5.0 V8 모델까지 함께 출시해서 기존보다는 K9의 위상을 높이려고 했다. 파워트레인만 보면 EQ900급이다. 하지만 브랜드나 K9의 가격대를 보면 그 위치가 EQ900급도 아니고, G80급도 아닌 애매한 위치를 기존과 같이 유지하고 있어서 성공 가능성은 아직까지 희미하다. 그냥 대중 브랜드의 가성비 좋은 대형 세단을 탄다고 만족해야 할까? 하지만 그럴 목적이었다면 기본 사양에서 첨단사양과 일부 고급사양을 빼서 1세대처럼 5천만 원 내외의 가격에 판매했어야 중장년층들에게 인기를 끌거나 법인 수요라도 늘리기 쉽고, 여러모로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스팅어와 모하비, K9 등이 기아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었는데, 기아차는 2세대 K9을 출시하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앞으로 K9의 브랜드 독립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덕분에 기아 K9이 가야 할 길은 더욱 뚜렷해졌다. 가성비다.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도 가성비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결론적으로 성공 가능성은? 대기 수요와 맞물려 초기 판매량은 조금 나오겠지만, 지금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난다면 1세대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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