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성시대의 그늘에 가려진 수입차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필두로 한 수입차들의 시장 점유 공세가 점차 커져간다. 지난 4월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BMW 5시리즈는 3,408대, 2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2,980대, 3위 아우디는 A6 2,156대를 판매해 상위 3개 차종의 판매량만으로도 쌍용차,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그리고 제네시스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국내에 수입차가 정식으로 판매된 후 30년 가량이 지난 지금, 수입차는 국내 완성차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 가려져 쓸쓸하게 퇴장할 수 밖에 없었던 수입차 브랜드들도 존재한다. 사브와 미쓰비시, 스바루 등이 대표적인데, 철수한 브랜드들을 중점으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본다.



사브 (1998년 ~ 2009년)

80년대말 두산산업을 통해 병행 수입되다가 1998년 사브 오토모빌 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직영 판매 체제를 갖춘다. 사브는 제트기 엔지니어들이 자동차 개발에 참여하여 터보 엔진을 양산차에 적극 도입하므로 차별화를 구축했다. 항공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자동차라는 이미지와 터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으로 인해 그 당시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0년 GM에 인수된 후 GM코리아가 판매를 담당했으나, 이후 출시된 차량들의 완성도가 떨어져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가 크게 하락했고, 그 여파가 한국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쳤다. 쟁쟁한 경쟁자들 대비 떨어지는 디자인과 부족한 라인업은 사브의 충성 고객들조차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고, 결국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수입이 중단된다. 2011년 12월 19일 파산하여 브랜드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미쓰비시 (2008년 – 2013년)

현대차와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어 온 일본차로 그랜저 1세대와 2세대, 싼타모, 갤로퍼, 에쿠스 1세대 등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모델들에서 그 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그로 인해 한국 시장 출시 전에도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던 브랜드다.


2008년 9월 미쓰비시 모터세일즈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한국 정식 출시를 시작한다. 랜서 에볼루션, 이클립스 쿠페, 아웃랜더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끈 스포츠카와 SUV 모델들로 시장에 진입하나 브랜드 인지도와 차량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고가 정책으로 인해 곧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295마력의 고성능 모델이라고는 하나 6천만 원이 넘는 랜서 에볼루션은 지나친 금액을 책정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고, 이후 이어진 연식 변경을 통해 가격을 점차 낮추지만 시장의 흐름을 돌릴 수는 없었다. 2011년 철수 이후 CXC 모터스가 국내 판권을 취득해 2차 진입을 하게 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2013년 10월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게 된다.


미쓰비시의 철수는 우익 기업 논란 영향도 매우 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미쓰비시 그룹이 조선인을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는 사실이 국내에 크게 부각되었다. 이후로도 일본 내의 우익단체, 우익 교과서 편찬 위원회 후원이 근래까지 이뤄져 온 사실도 알려져 국내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완전히 추락하고 만다. 




   

스바루 (2010년 ~ 2012년)

스바루 자동차는 박서 엔진이라 불리는 수평대향 엔진과 대칭형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뚜렷한 컨셉을 유지하는 회사다. 수평대향 엔진 사용으로 무게 중심을 크게 낮출 수 있었고, 전후좌우의 무게 배분을 완벽하게 구현해 어떤 지형에서도 접지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은 스바루가 가진 독보적인 장점이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임프레자 모델을 WRC에 참가시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명성과 인지도를 얻기도 했다.

   




  

2010년 5월 스바루 코리아 한국 공식 수입원의 런칭 후 연간 판매량 700대를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지만, 고작 2년 남짓 존재하고 철수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경쟁심화 및 지속적인 가격인하 압력으로 인한 적자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는 디자인 완성도가 매우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쟁 차종들의 이전 세대와 견주어야 할 정도로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스바루의 내, 외관 디자인은 기본 성능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구세대의 차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또한 경쟁 모델들의 주행관련 신기술 도입 등으로 스바루 고유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점도 한국 시장에서 도태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독일 브랜드가 시장 전반을 장악하고, 일본 브랜드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외의 브랜드들이 판매량을 늘리기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판매량이 떨어지는 브랜드는 이미 철수한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은 비싸고 상품성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브랜드들은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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