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현실화하는 드림 팩토리, AMG의 브랜드 스토리


보닛 위의 삼각별은 오너의 자부심이자 관찰자들의 동경의 대상, 그리고 성공의 척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 옆에 덧붙여진 레터링 AMG는 차급을 뛰어 넘는 가치를 부여하며 다시금 눈 앞의 차를 샅샅이 살펴보게 하는 힘을 가진다.

단순히 고성능, 고가라는 표현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AMG의 찬란한 유산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살펴본다.


AMG의 역사



집에서 만든 엔진으로 모터스포츠에서 10회의 우승

자동차공학과 모터스포츠에 열성적인 두 남자 아우프레이트와 멜허는 1960년대 다임러-벤츠 개발부에서 300 SE 레이싱 엔진을 담당한다. 회사가 모터 스포츠 활동을 중단한 후에도 속도와 성능에 대한 집착은 계속돼, 자택에서 별도로 엔진 성능 향상에 몰두하는 데 이른다. 1965년 독일 투어링 카 챔피언십 DTM에 출전한 300 SE 경주용 차가 10회의 우승을 거두며 이들의 엔진 개선 작업에 대한 명성은 높아지게 된다. 



고성능차 만들고 싶어 메르세데스-벤츠를 떠나다

그러나 엔진 개발에만 한정되지 않고, 경주용 차를 모델로 한 양산 차량을 개발하고 싶어한 아우프레이트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떠나기로 결정한다.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멜허와 함께 1967년 ‘아우프레이트 멜허 그로스아스파흐 엔지니어링 – 레이싱 엔진 개발을 위한 설계 및 테스트 회사’를 설립하게 되며 앞머리 세글자를 딴 AMG라 명명한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알린 세글자 A M G

첫 시작은 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들을 대상으로 튜닝을 하는 작은 업체였지만, 1971년 벨기에 스파프랑코샹 서킷의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참가하므로 빛을 발하게 된다. AMG 메르세데스 300 SEL 6.8 모델이 클래스 부문 챔피언, 전체 부문 2위를 차지하며, AMG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것이다. 이후 고성능 차량을 갈구하던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튜닝 사업이 번창함에 따라 그로스아스파흐에서 아팔터바흐로 사업장을 이전하고,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50차례의 DTM 우승, 벤츠의 네트워크 공유를 이끌어내다.

1980년대 후반 AMG는 다임러-벤츠와 협약하여 190E모델을 통해 1988년부터 1993년까지 50차례나 DTM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AMG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메르세데스-벤츠는 1990년부터 자사의 전 세계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한 AMG 제품 판매와 유지관리를 허가한다. 이런 변화는 폭발적인 성장을 불러왔고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약관계를 굳건하게 만든다. 1993년, AMG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첫번째 공동 개발 차량인 C 36 AMG가 공개된다.




AMG를 위해 벤츠를 그만 뒀지만, 벤츠의 자회사가 된 AMG

AMG는 1999년부터 시작돼 2005년에 완료된 주식의 양도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의 자회사로 영입된다. 아우프레이트와 멜허 두 창업자가 AMG를 만들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를 퇴사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AMG는 다시 메르세데스-벤츠에게 영입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고, 웃으며 하나가 될 수 있어 두 브랜드에게는 모두 이득이었다. 현재 아팔터바흐 공장에서 1,500명 이상이 근무하며, 뛰어난 성능과 흥미진진한 운전의 즐거움,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퍼포먼스 차량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자리매김한다. 



회사가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선구자 아우프레이트의 A, 가장 복잡한 도전들도 해결해 낼 수 있는 천재 기술자 멜허의 M, 아우프레이트가 태어난 곳이자 회사가 설립된 곳인 그로스아스파흐의 G. 두 사람의 엔지니어로부터 시작된 알파벳 세 글자 AMG는 이제 초정밀 엔지니어링과 장인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원 맨 - 원 엔진




AMG 모델의 엔진룸에는 다른 차량의 엔진룸에서는 볼 수 없는 명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회사가 자리잡은 지역의 상징인 사과나무와 밸브 스프링, 캠축 그래픽이 들어간 원형의 AMG 엠블럼과 그 밑에 수제 작업이라는 표시와 함께 기술자의 이름이 새겨진 금속판이다.



AMG의 명성을 드높이는 것 중 하나는 1인 전담생산으로 만들어지는 엔진이다. 엔진 블록을 작업대에 장착한 후 25단계의 공정을 거쳐 작업하는 형태로, 모든 부품의 조립과 장비 사용에 컴퓨터와 스캐너가 내장된 장비를 사용해 결함의 파악과 재빠른 수정이 가능하다.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엔진 조립을 완료한 후에야 기술자 서명이 들어간 명판을 커버에 붙이게 된다. 




 

도제 형태의 기술 전수를 통해 철저한 훈련과 테스트를 거친 기술자만이 자기 이름을 엔진에 새겨 넣을 수 있으며, 이러한 독특한 ‘원 맨 - 원 엔진’방식이 AMG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최근 들어 AMG 모델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생산 방식의 변화가 생겼다. AMG 43에 들어가는 M276엔진의 고출력 버전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조립하고, AMG는 검수만 하기 때문에 엔진 커버에는 AMG가 아닌 메르세데스-벤츠 엠블럼이 부착된다. 





AMG가 제작한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 외의 다른 수퍼카에도 장착된다. 파가니의 존다 C 12, 와이라에 사용되는 V12엔진이 이에 해당한다. 파가니에 장착되는 AMG 엔진은 최고출력이 760마력을 넘고, 최대토크도 102kg.m를 넘길 정도로 강력하다.


특별한 AMG를 위한 스튜디오



2006년에는 기존 AMG 모델에 개인적인 기호와 특별함을 더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AMG 퍼포먼스 스튜디오가 설립된다. 




이 곳에서는 일반적인 AMG 모델에 더 뛰어난 성능을 부여하는 AMG 블랙 에디션이나 다른 등급 차량에 적용된 사양의 추가 장착 등이 가능하다. 내장재 외에도 엔진과 변속기의 교체, 고성능 브레이크 및 서스펜션 장착까지 전방위에 걸친 개조 작업으로 나만의 AMG를 만들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작업 품질이 고르게 유지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허용하므로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자 하는 AMG의 철학이 우선 시 된다.


AMG를 넘어 선 AMG





퍼포먼스 스튜디오의 설립과 함께 AMG는 보다 강력한 모델 라인업인 블랙시리즈를 출시하게 된다. 와이드 바디에 공기 역학 향상을 위한 외관 파츠의 장착, 엔진과 서스펜션의 업그레이드로 강력해진 모델이다. 실내, 외 곳곳에 카본을 도입하여 경량화와 시각적인 차별화를 이뤄냈으며, F1 기술을 도입한 공도 위의 경주용 차를 표방했다. CLK 63, SL 65, C 63, SLS 등의 블랙시리즈 모델이 있다.



블랙시리즈 후속 출시가 잠잠해진 요즘은 AMG 뒤에 S를 붙인 고성능 모델들이 출시된다. 고성능 AMG 보다 더 극한의 엔진 성능을 추구하며, 전자식 제어장치가 장착된 4륜 구동방식과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추가사양으로 장착된다. C 63 S, E 63 S, GLS 63 S, GLE 63 S, CLS 63 S 등이 있다. 


고성능 차 시장에서 더해가는 인기



AMG의 2017년 전세계 판매는 13만 1,970대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2013년의 판매량 3만 2,000여 대와 비교해보면 5년새 4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도 마찬가지여서 2003년 2 대에서 시작한 것이 2017년 3,206 대가 판매되기에 이른다. 기본 모델보다 최소 40%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함에도 인기가 급상승한 데는, AMG의 높은 가치가 주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공격적인 신모델 출시도 큰 영향을 끼쳤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라인업 가운데 AMG를 선택할 수 없는 모델은 B클래스 뿐이다. 소형 승용 A클래스부터 SUV와 GT 그리고 로드스터까지 23개 차종에 AMG를 선택할 수 있으며, 세부 라인업에 이르면 50개 이상의 모델이 존재한다.


AMG를 빛나게 한 역대급 모델


AMG 세 글자가 붙은 차들은 모두 특별하고 강력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모델들이 존재한다.



1971 메르세데스 300 SEL 6.8 AMG

1971년의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AMG의 이름을 널리 알린모델이다. 1968년 출시된 250마력 V8 6.3리터 엔진의 대형 세단 300 SEL을 튜닝하여 배기량을 6.8리터로 늘리고, 최고출력428마력, 최고속도 263km/h를 기록하는 괴물급 고성능 세단으로 만들어냈다. 붉은색 차체와 다른 경쟁차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커다란 덩치를 가진 탓에 사람들은 붉은 돼지라는 별명을 붙이게 된다. 세상에 AMG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모델이다.




1986 메르세데스 AMG W124 300E Hammer

최고출력 177마력 V6 3리터 엔진의 E클래스에 V8 6리터 엔진을 이식하면서 최고출력 375마력, 최고속도 298km/h를 달성했다. 추월 가속력이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라 불린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를 뛰어넘게 되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미국 시장에서 해머라는 별칭을 갖게 된다.

   





2010 메르세데스 SLS AMG

AMG의 첫번째 완전 독자 개발 모델로 걸윙도어를 포함한 디자인 요소에 300 SL 경주용 차의 DNA를 담았다. 6.2리터 V8 엔진은 최고출력 571마력, 최고속도 317km/h를 기록하여 0-100km 도달 시간이 3.8초에 불과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튜닝 회사가 아닌 고성능차 제조업체로서의 AMG 이미지를 확립한 모델이다. 추후 로드스터, 블랙시리즈와 전기차 모델 라인업도 등장한다. 미하엘 슈마허가 SLS AMG를 타고 터널 안을 360도로 회전하며 빠져나가는 광고로 유명세를 더했다. 


AMG를 담아 낸 광고



한 장의 사진으로 AMG의 고성능을 재치있게 표현한 광고로 2004년 E 55 AMG KOMPRESSOR 모델의 광고에 쓰였다.



73개의 코너로 이뤄진 총 길이 25km의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큰 고저차와 급커브구간으로 인해 녹색지옥이라고 불린다. 뉘르부르크링에서 담금질 한 AMG GT R은 V8 4리터 트윈 터보엔진에 577마력의 성능을 보유하며 ‘녹색 지옥의 괴물’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사진 속 모델의 색상 ‘그린 헬 마그노’는 오직 이 모델에서만 선택 가능하다.



SLS에 F1 기술을 접목해 전기차로 개조한 SLS 쿠페 일렉트릭 드라이브의 소개 광고다. 전기모터 4개를 탑재하여 0-100km 도달까지 3.9초만 소요된다.


AMG VS M



르세데스-벤츠의 라이벌로 떠올리는 것이 BMW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BMW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모델의 출시, 사회환원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2014년 영종도에 770억 원을 투자해 아시아 최초의 BMW 드라이빙 센터를 연 것은 기존 수입차 업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대규모 투자였다.



신모델의 출시로 호평을 받으며, 수입차 시장 판매율 1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불편한 사건이 되었다. BMW와의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동급으로 비교되기를 거부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후발주자로서 꺼낸 카드는 고성능이었다. 



2018년 3월 삼성과의 제휴로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초 메르세데스-AMG 브랜딩이 적용된 ‘AMG 스피드웨이’를 설립하게 된다. AMG 고객만을 위한 라운지와 전용 피트를 운영하며 고성능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17년 BMW의 고성능 차량 M 라인업의 전세계 판매량은 8만여 대로 AMG의 13만여 대 보다 뒤떨어진다. 국내 판매량은 M 755대, AMG 3,206대로 그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다. 각자의 서킷을 둘러싸고 벌이는 두 회사의 경쟁이 앞으로 어떤 양상을 보일지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AMG가 생각하는 미래



내연 기관의 선두주자로서 AMG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응책도 준비했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장착한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미 2011년 출시한 SLS 전기차를 통해 수퍼카가 전동 방식으로 제작될 수 있음을 선보였고, 이후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GT 콘셉트는 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장착해 816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구현했다.




 

레이스 트랙 위의 강력한 성능을 일상 생활로 끌고 온 AMG는 F1 하이브리드 기술의 적용에도 한 발 앞선다. F1 머신 기반의 하이퍼카 프로젝트 원에 PHEV 구동계를 적용한 것이다. 1.6리터 V6 터보엔진과 네 개의 전기모터, 8단 자동변속기로 최고출력 1,020마력을 달성하며 EV모드로 25km 주행이 가능하다. 



AMG는 튜너의 역할을 넘어 차량 설계와 독자 모델 개발 같은 완성차 업계의 영역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아울러 메르세데스-벤츠 모델 가운데 고성능의 이미지에 최상위 고급 라인업의 자리도 더해가는 중이다. 삼각별이면 충분할 것 같았던 마음에 고성능이라는 불씨를 지핀 두 기술자의 열성은, 꿈을 현실로 바꾸는 드림 팩토리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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