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기아차가 좋습니다", 기아차의 역대 슬로건과 자동차

기아자동차의 슬로건은 체계적으로 잘 정립되지 않아서 동일 연도에 여러 가지 표현이 혼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공통적으로 회사 이념과 고객 만족을 담아 슬로건을 만들었고, 기술 개발을 우선시하는 자동차 전문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장 강조해 왔다.



자동차 공업의 선구자, 스피이드의 메이커 (1969년)

일본 마쓰다 자동차와의 기술 제휴로 1962년부터 삼륜 화물차 K-360을 생산하면서 자동차 제조회사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자전거와 이륜 오토바이를 주로 생산했으며, 기아산업이라는 사명을 사용했다.



  

마쓰다 3세대 패밀리아를 베이스로 한 브리사를 출시하여 큰 인기를 얻은 시기다. 픽업트럭과 세단 모델이 양산되었으며, 부품 90% 이상을 국산화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 포니의 등장으로 다소 주춤한 판매를 보이자 마쓰다 그랜드 패밀리아를 베이스로 한 브리사 2와 K-303을 출시했다.



신용 있는 회사, 노력하는 회사, 꿈을 가진 회사 (1970~1985) 

1980년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로 인해 5톤 미만 트럭과 중소형 버스만 생산할 수 있도록 강제 조정된 기아자동차는 마쓰다와의 기술제휴로 봉고를 출시하게 된다. 이 모델은 소형 승합과 트럭으로 나눠 출시되며, 봉고라는 이름은 중단 없이 계속 생산되어 온 브랜드 가운데 최장수 브랜드로 남겨질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사진 출처 : play kia


합리화 조치가 해제된 후, 승용차 시장에 재진입한 기아차는 포드 및 마쓰다와 기술 제휴를 통해 86년 프라이드를 생산하고, 87년 콩코드와 89년 캐피탈을 출시하게 된다.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슬로건을 사용해 왔지만, 경영 환경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변화들로 인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 주력한 시기였다. 선진 회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기술 발전을 이루려고 한 부분은 여타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동일하게 나타난다.

   




여러분의 안전을 먼저 생각합니다 (1990년)

1990년 기아산업에서 기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급격한 성장과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기술 개발 및 신차 출시와 관련된 다양한 기업 활동이 이뤄지게 되는데, 1992년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차체를 사용한 세피아가 출시될 때는 ‘함께 웃는 좋은 사회, 기쁨 주는 좋은 차’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1993년 ‘고객을 위한 품질, 세계를 향한 기술’이라는 슬로건에서는 세계 최초로 출시된 도심형 소형 SUV 스포티지의 등장이 있었다. 이후 1996년 ‘신기술로 21세기에 도전하는 기아자동차’ 슬로건을 사용할 때는 국내 최초 로드스터인 엘란의 출시가 있었다.



사진 출처 : RaceM


자동차 전문 기업 기아자동차 (1998년~1999년)

1990년대 말 자금난으로 인해 법정 관리를 받게 된 기아차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 인수 합병된다. 기업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수년간 개발을 이어온 카니발과 카렌스, 카스타를 1998년과 1999년 연달아 시장에 출시한다. 승합차로 분리되어 세금이 저렴한 데다 경제성이 뛰어난 경유와 LPG를 연료로 사용해 IMF 여파로 위축되어 있던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믿음을 주는 차, 꿈을 주는 기업 (2000년)

현대자동차에 인수 합병되고 곧 법정관리를 마친 기아차는 2000년 8월 31일 현대그룹에서 분리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플랫폼 통합 계획에 따른 첫 번째 차종으로 옵티마가 출시된다.


현대차와의 인수합병 및 현대자동차 그룹으로의 편입이라는 큰 변화가 있던 시기인 만큼, 지속 가능한 기업 활동에 더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자동차는 기아차가 좋습니다(2001년~2002년)

현대차와의 공존으로 인해 기아차는 고유의 특색을 잃은 채 현대차 모델들의 형제차 또는 외형만 다르고 기본은 동일한 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2002년 출시한 쏘렌토가 중형 SUV 시장에서 인기를 모았을 뿐, 이후 출시된 대형 세단 오피러스나 준중형 세단 쎄라토 모두 에쿠스와 아반떼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현대차와의 차별성과 자기 정체성을 갖추지 못한 시기가 계속됨에 따라 기아차는 새로운 슬로건을 통해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뚜렷한 방향성을 살려나가야 함을 인식하게 된다.


2002년 옵티마의 품질보증기간을 5년 10만 km로 연장하면서 다시 한 번 ‘The Car That Cares’ 라는 슬로건을 사용한다.

   



The Power to Surprise (2005년~ )

뒤떨어진 이미지를 제고하고, 기아차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경영진은 디자인 경영이라는 틀 아래 국내, 외에 쓰이게 될 새로운 슬로건을 만든다. 미래 성장 동력을 디자인으로 설정하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품질 관리, 신차 출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영입과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의 호평을 받게 된다. 특히 2009년 이후부터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신차들이 출시되어 레드닷, IDEA, iF 디자인상 등을 수차례 석권하며 소비자 품질 만족 조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 2011년에 K5가 한국차 최초 레드닷 디자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15년 기아차 브랜드로 누적 수출 1천5백만 대를 달성하였다.



최근 10여 년간 기아차는 이전에 비해 급격한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이면에는 뼈아픈 실패와 정체성의 혼란과 같은 과거의 흉터가 남아있다. 2005년 이전 기아차의 슬로건은 시기적절하게 만들어 쓰는 표어 정도의 수준으로 사용돼 왔다. 슬로건은 특히 1990년대에 집중되어 있는데, 무리한 사업 확장과 그로 인한 경영악화, 부도 및 현대차와의 합병과 같은 복잡한 상황과도 연결된다.



방향성이 뚜렷한 슬로건을 만들고, 몇 년의 세월을 흔들리지 않고 투자한 결과 기아자동차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품질 좋은 자동차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현대차의 아류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이제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현대차에 전달하는 역할까지도 수행하게 됐다.

댓글(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