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닛 없는 국산 1톤 트럭들, 전부 똑같이 생긴 이유

 2018년 현재 신차로 구입할 수 있는 국산 트럭은 현대자동차의 포터 2와 기아자동차의 봉고 3두 가지뿐이다. 흔히 1톤 트럭이라 부르는 이 모델들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배송 및 물류업, 푸드트럭, 캠핑카, 운전면허 연습용 외에도 자영업자들의 일꾼 역할을 하며 30여 년을 함께 해오고 있다.



포터와 봉고 이름 옆에 붙은 숫자로 알 수 있듯이 완전 변경과 부분 변경을 거듭하며 새로운 세대의 모델들이 출시되었음에도 트럭 이용자들이 아니고서는 눈앞에 있는 트럭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관심 차종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큰 디자인의 변화 없이 일관된 모양을 유지해오기 때문에 더욱 구별이 어려운 이유도 있다.



이것은 트럭이 운송이라는 기능에 특화된 차종이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적재함을 포함한 차체 규격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화물 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차량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트럭은 흔히 캡이라고 불리는 탑승 공간과 화물을 적재하는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엔진룸의 위치에 따라 캡오버 형과 보닛 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자동차


엔진이 캡 아래에 위치한 캡오버 형은 회전 반경이 짧아 운전이 용이하고 운전 시 넓은 시야를 확보하는 면에서 유리한 형태다. 보닛 형에 비해 차체에서 캡이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 적재공간 비율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범퍼 바로 뒤에 탑승공간이 마련되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이 큰 단점이 된다. 현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트럭들이 캡오버 형 모델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자동차


보닛 형은 엔진룸이 앞에 위치하고 캡이 그 뒤에 오는 형태로 2000년에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소형 트럭 리베로가 해당한다. 기존 캡오버 형 트럭보다 안전성과 정비성이 향상된 모델이었지만 작은 적재함과 넓은 회전 반경, 좁은 시야 등의 이유로 판매가 부진하여 단종되었다.



리베로 이후 신차로 판매되는 소형 트럭은 모두 캡오버 형 방식을 띄게 된다. 제한된 크기에서 최대한의 탑승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네모 반듯한 모양의 캡을 유지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현재 주위에서 보는 트럭들이 비슷한 모양을 갖추게 됐다.



비슷비슷한 차체 모양은 자동차 회사의 경제논리와도 관련되어 있다. 경쟁 차량이 전무한 소형 트럭 시장에서 많은 연구개발비를 들여 새로운 차종을 만드는 것보다 헤드램프, 범퍼 같은 외장 부품과 실내 디자인의 개선으로 작은 변화만 주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스형의 큰 디자인 틀은 30여 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다.



한편, 앞은 크고 뒤는 작은 1톤 트럭의 바퀴도 똑같아 보이는 모습 중 하나다. 작은 바퀴를 사용하면 뒤 적재함의 높이가 낮아지게 되어 화물을 싣고 내리기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뒷바퀴는 두 개의 타이어가 겹쳐진 복륜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다. 복륜 휠을 사용하면 지면과 닿는 타이어의 면적이 넓어지게 되어 하중을 분산시키고 접지력을 향상시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계형 차량, 서민의 발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 1톤 트럭. 비슷비슷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저마다 다른 직업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안에 탑승하고 있다. 30여 년의 세월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며 달려온 1톤 트럭은 앞으로의 30년, 그 이후까지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함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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