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설치한 아파트 전기차 충전기, 우리도 철거 대상인가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전기차 보급이 점차 늘어가는 가운데,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 주택에 설치한 충전기 일부를 철거해야 할 상황이 생겨 논란이 일고 있다. 공동 주택 주차장의 기존 주차구획 일부를 ‘전기차 충전 전용 구획’으로 전환하고 고정형 충전기를 설치하면, 시장, 군수, 구청장 등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정읍시청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5조 행위허가 기준’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입주자등 또는 관리주체가 공동주택을 증축, 개축, 대수선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허가 또는 신고와 관련된 면적, 세대수 또는 입주자나 입주자등의 동의 비율에 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절차 등에 따라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거나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를 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주택법에 따른 리모델링을 제외한 행위는 허가 또는 신고 대상이라는 뜻인데, 국토부는 전기차의 고정형 충전기와 충전 전용 주차구획의 설치가 ‘증축’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전기차 구입자들은 충전기 관련 업체들에 사전조사, 필요서류 작성, 충전기 설치와 보조금 신청 절차를 위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주자 대표회의 동의를 얻고, 충전기 설치 공사가 완료되면 그것으로 모든 절차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문제는 지자체에 신고하는 과정을 누락해, 이미 설치된 충전기를 철거하고 재설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해 국토부는 전기차 보급 지원을 위해 이미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동주택 단지 내 전기자동차 충전기 설치 시 허가 및 동의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확인해보면 허가 요건을 신고로 바꾸고, 입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 요건을 입주자 대표회의 동의로 바꾼 것은 사실이다. 국토부는 산업부나 환경부 등의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면서, 지자체 신고를 하지 않은 일부 사례를 문제 삼고 있다.



일부 언론은 국토부가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되지 않은 아파트 주차장 전기차 충전기를 원상 복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일부 충전기 설치 사업자들이 국토부의 문제 제기로 인해 충전기를 철거했다가 신고 후 다시 설치했는데, 재설치 과정에서의 비용 발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보도가 이뤄진 이튿날, 국토부는 “절차상 하자가 있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에 대해 원상복구 (철거 등) 지침을 내린 바는 없으며, 일부 지자체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어 절차상 하자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산업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국토부의 입장에서 보면 전기차 충전기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하는 일이고, 충전기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일부 규정마저 완화했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라는 입장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2만여 대로 추산되는 미신고 충전기를 철거하고 재설치 하게 되면, 약 2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계 부처들의 대응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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