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주행 성능이 인상적인, 쉐보레 스파크 시승기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국내 경차 시장은 기아 모닝과 레이, 쉐보레 스파크가 삼파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SUV와 친환경차 판매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월 1만여 대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거세다. 최근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상품성을 보강한 스파크를 시승했다.



스파크의 전면부는 다부진 인상을 풍긴다. 차체 대비 큰 사이즈의 헤드램프, 하단부가 확장된 듀얼 포트 그릴 그리고 후드까지 연장된 크롬 라인으로 당당한 인상이다. 헤드램프는 프로젝션과 벌브를 혼용한 타입으로 차급에 어울리게 구성했다. 곳곳에 크롬을 사용해 눈에 띄는 외모를 한층 더 강조해준다. 범퍼 하단에 자리 잡은 LED 주간주행등은 화려하다. 고급 세단에 적용해도 어울릴 만큼 디자인이나 내부 구성이 잘 짜여 있다.



측면은 스파크 고유의 이미지가 잘 드러난다. 앞 펜더와 도어를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캐릭터 라인은 경쾌한 느낌을 심어준다. 2열 도어 핸들은 여전히 윈도우 창에 위치했다. 개성을 살리고 사용성도 좋은 디자인으로 이제는 스파크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16인치 휠은 넥센 엔프리즈 AH8 사계절 타이어가 장착된다.



후면은 부분 변경 전과 큰 차이가 없다. 루프 스포일러에는 LED 보조제동등과 워셔액 노즐이 삽입됐는데, 제법 앙증맞게 모양을 냈다. LED와 벌브가 혼용된 테일램프는 깔끔한 구성으로 후진등과 방향지시등이 포함된 일체형이다.



스파크의 실내는 말 그대로 차급을 뛰어넘는다. 경차라서 공간 제약은 있지만, 각종 편의장비가 아낌없이 적용돼 웬만한 준중형 세단보다 풍부한 사양이 적용된다. 센터패시아 상단의 7인치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고 공조장치 조작도 가능하다. 그래픽은 해상도가 좋고 메뉴 구성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됐다. 최근 시승한 쉐보레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비게이션은 장착되지 않아 스마트폰 연동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오디오 및 디스플레이 조작 버튼은 깔끔한 구성으로 스파크 실내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송풍구 아래 위치한 전자동 에어컨은 상위 모델인 트랙스에도 적용되지 않은 고사양 옵션이다. 조작감이 좋고 다이얼 내부에 온도 표시가 돼 고급스럽다. 최저 풍량으로 조정해도 몸에 한기가 들 정도로 에어컨 성능이 뛰어나다.



스티어링 휠 크기와 손잡이 두께는 적정한 수준이다. 손잡이 왼편에는 크루즈 컨트롤, 우편에는 오디오 조작 버튼이 나열돼 있어 손쉬운 조작을 돕는다. 스티어링 휠 뒤편의 좌측 레버는 계기반 메뉴 조작에 사용되고 조명 관련 버튼은 대시보드 왼편에 따로 마련돼 있다. 오토 라이트를 주로 사용하는 요즘 추세에 맞는 구성이다.



센터패시아와 변속기 레버, 대시보드 곳곳에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각종 조작 다이얼도 크롬으로 테두리를 입혔고, 마감 품질이 좋다. 번쩍이는 광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꼼꼼히 관리해야 할 것 같다.



스파크는 센터 콘솔 대신 컵홀더와 작은 수납공간이 마련된다. 센터패시아 하단과 조수석 대시보드, 도어 내부에도 공간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활용성은 적절한 편이다. 시승차량은 풀옵션 사양으로 선루프가 장착됐다. 파노라마 타입은 아니고 일반 선루프인데 오토 기능은 적용되지 않는다.



스파크는 1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75마력, 최대토크 9.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세대 스파크(마티즈 이후 2011년 출시된 모델 기준)에 비해 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 달라진 부분은 4단 변속기 대신 무단변속기를 사용한 점이다.


1세대 스파크를 오랜 기간 운행했기 때문에 2세대 모델과의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했다. 먼저 정차 및 주행 시 정숙성이 크게 증가했다. 고 rpm을 써서 주행하는 경우만 아니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정숙성과 별개로 정차 시에는 차체 떨림 현상이 다소 느껴진다. 특히 변속기를 D에 놓은 상태일 때 이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오토 스톱 앤 고 기능을 적극 활용하게 됐다.



경차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시내 주행에서의 편리함이다. 빠른 초반 가속과 직관적인 조향성, 작은 차체로 인해 복잡한 도심지를 운전해도 별다른 부담감이 없다. 저속 주행에서의 스티어링 휠 반응은 가벼운 편이다. 여성 운전자들도 전혀 부담 없이 조작 가능하며 차선 이동에도 편리하다. 시내 주행 연비는 16.7km/l로 공인 도심 연비 14.3km/l 보다 우수하게 나왔다. 극심한 정체구간이 포함되어 있었는데도 높은 수준의 연비를 달성했다.



2세대 모델로 완전히 변경됐다 할지라도 경차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속 주행성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원주로 향하는 고속도로 진입을 앞두고는 다소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톨게이트를 통과했다. 그런데, 정말 기대 이상의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1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고속도로에서도 엔진음과 풍절음이 적절히 차단돼 큰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속 주행에서의 변속기 반응이 궁금해 크루즈 컨트롤을 100km/h로 고정시켰다. 경차에는 다소 높은 속도임에도 rpm은 2,500 수준으로 맞춰진다. 언덕길이 나오면 설정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rpm이 4천 ~ 5천 사이로 크게 솟구쳐 엔진음이 거세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평지나 내리막길로 진입하면 다시 평소 rpm으로 회복돼 이내 잔잔한 수준으로 돌아온다.



고속 주행성의 향상은 무단변속기 덕분이다. 가상 기어비를 8단까지 촘촘하게 갖추고 톱니 형태의 금속 벨트를 사용하는 등 최신 기술을 채용했다. 스파크의 무단변속기는 작은 출력의 아쉬움을 충분히 커버해 준다. 경차는 시내 주행에만 최적화됐다는 생각이나, 무단변속기는 rpm만 올라갈 뿐 속도는 별 변화가 없어 답답하다는 생각이 싹 날아가게 만든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 기록한 연비는 17.1km/l다.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했지만, 추월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최대한 평소 주행 습관을 반영한 결과다.



운전석 시트는 팔걸이가 있어서 장거리 주행에도 줄곧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레그룸 부분은 왼편 풋 레스트가 높이 솟아 있는 형태다. 다리가 긴 운전자의 경우 무릎이나 발목을 약간 구부리거나 자세를 옆으로 틀어야 한다. 시트 모양이나 마감은 만족스러운데, 쿠션감은 다소 딱딱한 편이다. 장거리 주행할 때는 종종 휴식을 취해야 편한 운전을 계속할 수 있겠다.



스파크의 안전장비는 전방위 시스템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풍부히 적용된다. 차선이탈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은 초보 운전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시승을 통해 경험해 보니 차선 인식률이나 차량 감지 능력이 우수하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은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거나 사고가 예상될 때 전면 유리에 빨간 LED 경고등을 표시해준다. 경고음도 크게 울리기 때문에 운전자가 재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부 안전장비는 경차 등급에서 유일하게 적용돼 안전성에 주력한 모델임을 실감하게 한다.



도심지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보니 시내 운전을 위한 안전 및 편의사양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저속 주행을 할 때 자동으로 제동하는 시티 브레이크, 60km/l 이내에서 스티어링 휠 조작성을 향상시키는 시티모드 등이 적용된다. 운전의 편리함에 더해 사고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하는 기능들이다.



경차는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는데, 분명 세대가 거듭될수록 단점들이 보완되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 튼튼한 차체와 다양한 편의 사양, 그리고 한결 나아진 주행성은 스파크가 가진 장점들 중 일부분이다.


판매 순위를 회복하려는 한국지엠의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파크는 전체 판매량의 40%를 (2018년 8월 누적 판매량 기준)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주춤했던 판매 실적도 점차 회복돼 가는 추세다. 막강한 경쟁상대인 기아 모닝과의 대결이 앞으로 어떤 양상을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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