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캠퍼 법제화 논의는 좋지만, 본연의 기능 흐리지 말아야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캠핑카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캠핑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제작자들의 갈등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될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캠핑카라고 하는 용어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도 캠핑카는 다양하게 제작 및 판매되고 있다. 승합차를 기반으로 하면서 화장실, 주방부터 가스시설까지 전부 같은 캠핑카와 기본적인 구성은 캠핑카와 같지만, 가스시설을 갖추지 않은 이동식업무차, 트럭에 상하차가 가능한 트럭캠퍼, 견인 장치를 이용하는 카라반 등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캠핑카의 종류가 세부적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안전과 연관되어 있다. 승합차나 미니버스로 제작되는 캠핑카들은 승용으로 안전평가를 받아, 트럭보다 기준이 까다롭다. 그래서 승합차로는 캠핑카 인증이 되지만, 트럭으로는 캠핑카 인증이 안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것은 현대 스타렉스 3인승 밴으로 제작된 캠핑카는 3인 탑승, 현대 포터2 더블캡으로 제작된 이동식 업무차는 5인 탑승도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캠핑카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 헛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는데, 트럭캠퍼가 그 논란의 중심에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럭캠퍼는 현대 포터2나 기아 봉고3 등과 같은 1톤 트럭에 적재하는 방식이다. 가스시설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캠핑카도 아니고, 단순 적재물이다. 트럭캠퍼는 적재물이기 때문에 평상시 하차해두고, 트럭을 활용할 수 있어 자영업자들이나 현장에서 인기였다. 특히 국내처럼 1톤 트럭의 수요가 많고, 대중화된 시장에서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트럭캠퍼의 미래도 밝았다.


하지만 이 밝은 미래는 점차 어둡게 바뀌어갔다. 트럭캠퍼가 실용적이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이동식업무차나 캠핑카보다 저렴해서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고, 당연히 업체들도 많이 생겨났고, 트럭캠퍼를 제작하지 않던 업체들도 뛰어들면서 시장이 과열되어갔다.


소비자가 몰리니 업체들이 많아지는 건 시간문제였고, 과열이 되면서 트럭캠퍼의 크기나 중량도 점점 더 커졌다. 트럭캠퍼가 기본적으로 적재물이라는 이유로 높이, 폭, 길이까지 크게 확대됐고, 이렇다 보니 적재중량을 넘어서는 트럭캠퍼들이 등장했다. 물론 이는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고, 불법적재물이라는 논란까지 도달했다.


일부 제작업체나 제작자들의 트럭캠퍼를 보면,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일반화해서 모든 트럭캠퍼가 마치 안전하지 않은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최근 정부 및 업계관계자들이 모인 간담회에서 트럭캠퍼 실태확인 조사를 했는데, 12대 중 7대가 경사각 각도에 부적합으로 나왔다. 



안전하지 않은 건 당연히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해당 캠핑카 제작업체나 제작자의 문제일 뿐이지, 안전을 확보한 트럭캠퍼 업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 테스트 자체도 문제다. 트럭은 기본적으로 적재물을 적재하기 위한 적재함이 있고, 이 적재함에는 굴삭기, 컨테이너, 이삿짐 그 무엇도 적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트럭에 굴삭기를 적재하고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경우도 없다. 


트럭캠퍼는 캠핑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적재 후 안전성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트럭캠퍼는 이동 중에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적재물이다. 트럭캠퍼를 적재했다고, 트럭이 캠핑카가 되고, 같은 트럭에 굴삭기를 적재한다고 트럭이 굴삭기가 되는 논리는 어딘가 맞지 않는다. 



크기를 과도하게 키워 발생한 문제는 크기를 적정수준으로 줄이게 하면 된다. 이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중량을 맞추면서 트럭캠퍼 본연의 기능을 살려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는 튜닝을 통해 트럭캠퍼를 고정형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정형으로 제작하라는 것은 트럭캠퍼를 사실상 국내에서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럭캠퍼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이동식업무차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안전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트럭캠퍼 제작업체들의 양보도 분명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 역시 트럭캠퍼를 안전하지 못하다는 식으로 일반화해서 본연의 기능을 흐리게 하고 있다. 설문조사나 해외자료 조사 자체도 어떻게 도출된 결과인지 의문점 투성이다. 


결국 양 쪽의 의견이나 간담회 결과를 보면, 발전된 결과물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들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댓글(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