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 제네시스 G80 시승기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5년 제네시스를 독립 브랜드로 분리시키면서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프리미엄 세단 G80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작과 동시에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잡은 G80을 시승했다.



G80의 전면부는 크레스트 그릴과 풀 LED 헤드램프가 시선을 장악한다. 그릴 테두리는 반광 크롬을 사용해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릴 가운데에는 주행 안전 센서가 자리잡는다. 풀 LED 헤드램프는 오토 하이빔과 조향 연동 기능을 제공해 야간 운전에도 또렷한 시야를 확보해준다. ‘ㄷ’자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은 방향지시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헤드램프 내부에는 제네시스 풀 LED 시스템 레터링이 각인돼 있어 디테일을 살린다.



이전에는 일부 트림에 풀 LED 헤드램프를 선택할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최근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본 트림도 선택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일반형 헤드램프와 비교해 내부 그래픽과 구성이 훨씬 고급스럽기 때문에 선택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범퍼 하단은 LED 안개등이 장착되고 반광 크롬이 큰 폭으로 둘러싼다. 스포츠 디자인을 굳이 선택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격적인 모습이다.



측면은 길고 낮게 깔린 후드와 뒤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루프라인으로 인해 스포츠 세단처럼 역동적이다. 전장이 5미터에 달할 정도로 길어서 루프라인이 급경사를 이뤄도 2열 공간은 넉넉하게 확보된다. 윈도우 라인과 도어 하단 크롬 라인은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도어 핸들도 중간 부분에 크롬을 삽입해 고급 세단에 어울리는 디테일을 구현한다. G80에 장착된 19인치 휠은 컨티넨탈 프로컨텍트 타이어가 함께 사용된다.



테일램프도 헤드램프처럼 풀 LED로 구성된다. 제동등은 G80 고유의 LED 그래픽을 사용해 시인성이 높고, 멀리 떨어진 곳에도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한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까지 LED를 빠짐없이 적용해 고급 세단의 럭셔리 이미지가 배가된다. 번호판 볼트에도 제네시스 레터링이 기입되는데, 글자가 반듯하게 수평을 맞춘다.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마무리한 부분은 소비자의 만족도와 제조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범퍼 하단 좌우에는 반사등과 듀얼 머플러가 장착되고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베이지톤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실내 대부분은 가죽과 리얼 우드, 알루미늄과 메탈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럽고 촉감이 좋다. 우드는 나무 고유의 색감과 질감을 살려내 고급 가구를 연상시키는 수준으로 마감했다. 나파 가죽 역시 고급 소파에서나 느낄 수 있는 촉감을 구현해 착좌감이 좋다. 현대차의 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기술이 높은 수준에 달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 하단 일부에는 우레탄과 플라스틱 소재가 소폭 적용된다.



센터패시아의 9.2인치 디스플레이는 상단에 배치돼 시인성이 좋다. 내비게이션에 더해 스마트폰 연결기능, 음성 제어 기능 등이 내장돼 있어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하단의 공조장치와 오디오 조작부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을 배치했다. 테두리는 알루미늄으로 둘러쌌는데 독특한 패턴을 삽입해 한결 고급스럽다. 센터패시아 하단은 USB 포트와 무선 충전장치가 내장되고 개폐형 덮개를 사용해 깔끔하게 꾸몄다.



G80에 사용되는 전자식 변속기는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이 우수하다. 메탈과 가죽을 적절히 사용해 감촉도 좋아서 운전 내내 자꾸만 손길이 가게 만든다. 컵홀더 덮개도 패턴 처리된 알루미늄을 사용해 통일성을 살렸다. 변속기 뒤편에 위치한 다기능 컨트롤러는 디스플레이와 연동된다.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화면을 직접 터치하거나 컨트롤러로 조작할 수 있다. 일부 수입차가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비교해 보면 소비자의 편의를 먼저 고려한 구성이다.



스티어링 휠은 두께가 상당히 얇은 편이다. 여성 운전자가 잡기에도 손 안에 쏙 들어오는 두께로 만들어졌다. 가죽으로 감싸 감촉이 좋고 손에 착 감길 정도로 마감에 신경을 썼다. 오디오 조작 버튼과 크루즈 컨트롤, 계기반 메뉴 설정 버튼도 함께 배치됐다. 현대차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는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다.



계기반 회전계와 속도계는 아날로그 방식이고 그 사이에 7인치 디스플레이가 삽입된다. 풀 컬러 LCD 창은 차량 메뉴를 설정할 수 있는데 조작 범위가 상당히 넓다. 각종 안전장비의 감도와 활성화 등을 세세하게 정할 수 있다. 계기반 자체도 디자인과 시인성이 우수한 편이지만, G80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HUD다. 속도와 내비게이션 표시, 사각지대 경고 및 안전 속도 표시는 물론 오디오 정보까지 제공한다. 해상도와 시인성이 높아서 강한 햇살에도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운전석의 전동식 시트는 허벅지 부분 확장 및 요추 받침, 그리고 측면 지지대까지 조절할 수 있어 체형에 관계없이 적절한 운전 자세를 잡아준다. 조수석은 운전석과 뒤좌석에서도 각도와 위치를 조작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이 높다.



2열은 1.9m에 달하는 넓은 차폭과 뒤로 기울어진 시트 형상으로 인해 공간이 넉넉하다. 센터터널이 높이 솟아 있고 중앙 암레스트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 4인이 탑승하는 것이 적합하다. 암레스트에 내장된 다기능 버튼은 오디오와 시트, 뒤 유리 블라인드까지 조작 가능해 쇼퍼 드리븐 차량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시승차는 3.3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고스트 도어 클로징 기능도 장착된다. 유령의 움직임처럼 사르륵 닫히는 도어는 G80의 가치를 높여주는 편의사양이다. 고급 세단답게 도어 마감 처리도 훌륭하다. 도어 체결부에도 플라스틱 덮개를 더해 작은 부분까지 신경썼음을 알 수 있다. 도어 윈도우 틀에도 플라스틱 커버를 덧대 마감 품질이 뛰어나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6기통 가솔린 엔진의 묵직한 시동음이 실내로 들어온다.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운 질감은 극도로 제한돼, 실내는 이내 고요한 상태가 유지된다. 전자식 변속기는 손 끝으로 우아하게 작동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은 물론 감성적인 부분도 충족시킨다. 출발 후 속도가 15km/h에 달할 때까지 서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이 작동해 혹시 모를 장애물이나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G80에 장착된 3.3리터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5.5kg.m의 힘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가 함께 사용된다. 고성능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거의 2톤에 달하는 차체를 움직이기에는 적당한 출력이다. 사실 G80은 럭셔리 세단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스포티한 주행보다는 편하고 안락한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G80 모델의 성격이나 3.3리터 배기량을 감안하더라도 초반 가속감은 다소 더딘 느낌이다. 힘이 없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차급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제한한 것처럼 느껴진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조금 나아지기는 하지만, 확연히 성격이 바뀌는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속도를 조금 높이면 반응이 한결 나아진다. 추월 가속은 물론 고속 영역에 도달할 때까지 막힘없이 꾸준히 힘을 발휘하게 된다. 고요한 실내로 인해 실제 주행속도와 체감하는 속도의 차이가 커서 과속할 위험도 종종 생길 수 있겠다.



17개 스피커가 장착된 렉시콘 오디오는 1열과 2열 도어 스피커 일부가 독특한 패턴이 삽입된 금속 소재로 마감된다. 디자인 만족도가 높은 요소라 실내 분위기까지 다르게 만들어 준다. 최근 시승한 모델 가운데 스타렉스 리무진의 크렐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만족스러웠는데 G80에 장착된 렉시콘 오디오도 우수했다. 조용한 실내에 뛰어난 음질의 오디오가 함께 하면, 흔히들 표현하는 것처럼 콘서트홀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종합 안전운전 장비들은 G80을 360도 전방위로 보호한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이다. 차선을 조금만 침범해도 작동해 스티어링 휠에 진동으로 경고를 발한다. 진동은 기분 나쁠 정도로 강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울리기 때문에 적절히 경각심을 준다. 진동 외에 별다른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동승자들이 불안하지 않게 하면서도 필요한 경고를 발하기 때문이다.



시승을 하면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도로, 심지어는 자갈밭이 펼쳐진 시골길까지 주행했는데 어떤 길이든 편한 소파에 앉은 것처럼 내내 안락했다. 작고 큰 진동을 걸러내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도로 위를 한 뼘 정도 떠서 주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소음에 대한 대책도 철저해 엔진음과 풍절음, 하부 소음 대부분이 차단된다. 굳이 어떤 노면을 달리는지 알 필요가 없다는 듯 연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구불길이 연이어진 도로를 속도를 높여 주행할 때도 차체 거동은 불안하지 않다. 긴 전장으로 인해 역동적인 주행에는 불리할 수 있음에도, 차체 제어 수준이 높아 쉽사리 차로를 벗어나지 않는다. 제동 성능은 즉각적이지만, 초반에 답력이 과도하게 몰려있지 않다. 차분함을 끝까지 잃지 않으면서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감속 및 정지할 수 있다. 흔히 표현하는 헐렁한 하부가 아닌 단단한 느낌이 들면서도 승차감은 연신 부드러워서 시승 내내 묘한 기분이었다.


사륜구동 시스템 HTRAC은 전자동으로 구현된다. 필요에 따라 엔진 동력을 전륜과 후륜에 자동 배분하는데, 시승하면서 작동 여부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만큼 각 상황에 따라 자동 조절된다는 뜻이지만, 싼타페처럼 시각적으로 표시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



G80 3.3리터 사륜구동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8.3km/l(19인치 휠 기준)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확인한 연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10~11km/l에 달하지만, 시내 주행은 6~7km/l 수준이다. 차체 중량과 배기량을 감안하면 연비는 적절한 편이다.


G80은 출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최신 모델들과 비교해보면 편의사양과 일부 디자인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급스러운 세단이고 완성도가 높다. 2018년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2만 5,547 대로 월 평균 3,190여 대가 판매되고 있다. 주된 경쟁 상대인 독일 중형 세단이나 기아 K9과 비교해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중이다. 출시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누린다는 것은 G80이 지닌 가치가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kjh@autotribune.co.kr



댓글(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