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9 출시 5개월, 성공적이지만 뚜렷한 한계는 아쉬워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기아자동차의 기함 K9은 지난 4월 2세대 모델 출시 후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7,207 대에 달한다. 1세대 모델의 2017년 전체 판매량인 1,533대와 비슷한 물량을 매월 판매하는 셈이다. 럭셔리 대형 세단 시장에서 제네시스 G80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EQ 900이나 수입 대형 세단보다는 2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2세대 K9이 이처럼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것은 디자인과 품질 향상,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의 도입 등으로 높은 상품성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또한 5,400만 원부터 9,200만 원에 이르는 가격대와 3.3리터와 3.8리터, 5리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트림을 마련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판매량을 조금 더 깊이 조사해보면 K9의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K9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한 3.8리터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상위 모델인 5.0 퀀텀의 판매량 비중은 단지 2%에 불과하다. K9이 경쟁상대로 지목하는 EQ 900의 5.0 프레스티지 트림 판매 비율이 11%에 달하는 점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크다.


  

K9은 가성비가 좋은 대형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EQ900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고급 럭셔리 세단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K9이 아무리 고급 세단임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대중 브랜드 기아가 만드는 대형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고객의 선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1억 원에 가까운 K9 5.0 모델을 구입할 소비자라면 S 클래스나 7시리즈와 같은 수입 대형 세단이나 EQ 900을 선택하게 된다. 브랜드가 주는 가치와 사회적 인식 등을 고려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격 이외의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K9이 매력적인 차량으로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 뚜렷한 한계다.



K9의 포지션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 또한 우려할 부분이다. 표면적으로는 EQ 900의 경쟁 상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G80과 EQ 900 사이에 끼인 애매한 차급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G80이나 EQ 900의 신형 모델이 등장하면 경쟁력을 잃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K9의 2세대는 분명 1세대보다 성공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이는 3.8 모델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며, 대중 브랜드의 한계다.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상황에 기아차가 당장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할 수도 없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 다른 엔진 라인업의 판매량도 늘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남다른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일부 디자인이나 사양으로 좀 더 많은 부분에서 차별화를 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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