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기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칵투스의 사전적 의미는 선인장을 가리킨다. 프랑스어 표현에서는 말썽꾸러기, 악동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성 넘친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트로엥의 악동, C4 칵투스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의 특징은 C4 칵투스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에어범프가 사라지고 신형 패밀리룩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전면의 시트로엥 엠블럼은 주간주행등과 일체형으로 연결된 시트로엥 브랜드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된다. 기존 모델은 다소 심심해 보인 반면, 한결 강인하고 또렷한 인상을 심어준다.



헤드램프 주변을 둘러싼 에어범프가 빠진 대신, 범퍼 하단 안개등 커버에 레드 컬러를 적용해 포인트를 살린다. 주간주행등은 LED를 적용한 반면,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벌브형을 채택한다. 범퍼 중앙과 하단의 공기 흡입구 그래픽과 형상에 변화를 줘 한결 스포티한 모습을 이뤄낸다. 범퍼 좌우 끝에는 세로형 공기흡입구가 위치한다.



측면은 1, 2열 도어 사이를 가로지르던 에어범프 대신 도어 하단에 플라스틱 몰딩을 추가했다. 전면 범퍼 하단처럼 레드 포인트 컬러가 삽입돼 개성을 살린다. 기존 에어범프 디자인은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국내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부분 변경 모델의 변화가 더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 펜더에 위치했던 방향지시등은 도어 미러 일체형으로 바뀌는데, 시인성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한층 진보한 형태다. A 필러와 도어 미러 커버, 루프 레일은 유광 블랙 컬러를 삽입해 경쾌한 이미지를 더한다. 두터운 C 필러에는 칵투스 레터링과 블랙 컬러를 삽입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C4 칵투스의 17인치 투톤 휠은 이전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굿이어 이피션트 그립 타이어가 장착된다. 휠하우스와 도어 하단은 블랙 플라스틱 몰딩을 더해 SUV 느낌을 더한다. C4 칵투스의 차체는 기아 스토닉보다 소폭 큰 정도로 소형 해치백에 가까운 차체 크기를 가진다. 전고가 1,530mm로 낮은 편이지만, 넉넉한 휠하우스 공간과 높게 솟은 루프랙으로 당당한 SUV의 모습을 한층 강조한다.


 

후면부는 기존과 다른 모양의 테일램프가 적용되는데, 가로 폭이 더 커지고 제동등이 2개 삽입된다. 에어범프가 사라진 대신 범퍼 하단을 위로 한층 끌어올려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한다. 범퍼 하단은 반사경과 공기 배출구가 적용된다.



칵투스의 실내는 수평적인 디자인을 채택해 작은 실내 공간을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게 만든다. 실내 곳곳에 독특한 디자인 요소를 도입한 개성 넘친 인테리어는 여전히 새롭다.



센터패시아 상단은 7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는다.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터치로 구현돼 조작 버튼이 단순화된 것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오디오, 공조장치, 도어 개폐 버튼과 비상등 스위치가 배치된다. 전장부품의 발전으로 인해 다기능 디스플레이로 모든 조작을 수행하도록 하는 차량들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C4 칵투스처럼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편의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



디스플레이 하단은 대형 송풍구가 자리 잡는다. 디자인 특성상 조수석에 별개의 송풍구가 없기 때문에, 조수석 방향 송풍구가 더 큰 비대칭 형태를 취한다. 시동 버튼 옆에는 USB 포트가 삽입되고, 스마트폰을 수납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된다. 틈은 좁은 편이지만, 미끄럼 방지 재질을 사용해 실용성을 높인다.



버튼 타입으로 만든 변속기는 ETG(푸조 모델은 MCP) 변속기가 적용된 여타 모델들처럼 D, N, R로 구성된다. 사용하기는 편리하지만 버튼이 앞으로 상당히 튀어나온 형태라 아래에 배치된 컵홀더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센터 콘솔에 있는 수납공간은 작지만 깊이가 있어 작은 소지품들을 수납하기에 적절하다.



조수석 대시보드는 여행용 트렁크를 형상화한 덮개가 적용된다. C4 칵투스만의 개성 넘친 디자인을 적용한데다, 8.5리터의 넓은 공간은 파우치나 소형 태블릿 PC 등을 수납할 만큼 넉넉하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만족감이 매우 큰 요소다. 대시보드 하단은 우산이나 양산을 넣을 수 있는 별도 공간이 마련된다.



운전석 계기반에 표시되는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디지털 방식을 적용해 직관적으로 구성한다. 각종 경고등과 크루즈 컨트롤, 제한속도, 속도계, 변속 단수 등이 표시된다. 스티어링 휠은 차체 크기에 비해 다소 큰 느낌이다. D 컷 스타일을 적용하고 아래에 크롬과 블랙 베젤을 적용해 스포티하게 꾸몄다. 왼편은 크루즈 컨트롤, 우편은 오디오 조작 버튼이 삽입된다. 뒤편에 마련된 패들 시프트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 고급스럽진 않지만, 크기나 위치가 적절해 사용하기 편리하다.



페달과 풋레스트, 도어 핸들 등에는 메탈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도 살린다. 1열 도어 내측에 사용된 ‘三’자 모양의 그래픽은 2열 도어와 트렁크 벽면까지 삽입해 디자인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짐작게 한다. 가방 스트랩을 연상시키는 도어 핸들은 C4 칵투스의 범상치 않은 디자인 기조를 다시금 강조한다.



투톤 컬러를 적용한 직물 시트는 평평한 형태다. 쿠션감이 적당해 소파처럼 편안히 앉을 수 있고, 시트 자체의 크기도 넉넉한 편이다. 2열 역시 같은 소재와 쿠션감의 시트가 장착되는데 공간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등받이 각도가 기울어져 있고 벤치형 구조이기 때문에 착좌감은 편안하다. 1열보다는 높게 만들어져 헤드룸은 다소 손해를 보지만, 전면 상황을 주시하기에는 편리한 구성이다.



시트로엥 C4 칵투스는 블루 HDI 1.6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최고출력은 99마력, 최대토크 25.9kg.m로 그리 높은 출력은 아니지만, 토크가 풍부한 디젤 엔진 특성상 순간적으로 발산하는 힘이 큰 편이다. 함께 사용하는 ETG6 미션은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로서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데 일등 공신이다. C4 칵투스의 공인 연비는 17.3km/l를 기록한다.



본격적인 시승을 앞두고 운전석 시트 위치를 조정하는데, 제대로 된 운전 자세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이 아래로 조정되는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편하게 파지하기 위해서는 시트 높이를 어느 정도 높여야 한다. 그런데, C4 칵투스의 1열 에어백은 선바이저 자리에 위치해 있어서 1열 천장 높이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로 인해 시트를 높이다 보면 천장에 시야가 일부분 가려져 전방 주시에 방해되는 상황이 생긴다. 시트 조절 장치는 수동 방식 다이얼 형태여서 올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시동을 걸면 바로 디젤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차체로 전해진다. 소형 디젤차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느낌 그대로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답답함 없이 차체가 앞으로 미끄러져 나간다. 일반 자동변속기 모델들처럼 계속 가속을 진행하다 보면 변속 시점마다 차가 크게 울컥거리는 ETG 변속기 특유의 반응이 나타난다.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불편할 정도로 차가 요동치는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운전자가 변속 과정에 적극 개입하면 느낌은 사뭇 달라진다. 변속이 이뤄지기 전에 가속 페달에서 살짝 발을 뗀 후, 변속 이후 다시 재가속을 하면 울컥거리는 반응은 사그라진다. 다만 이 시점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시승을 하면서 이 감각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워 패들 시프트를 적극 사용했는데, 생각보다 스포티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편안한 운전이라고 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재미있는 운전이라고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의 울컥거림은 짧은 시승 시간 동안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3단 이상 변속이 이뤄질 때는 제법 절도 있고 명확한 반응을 보인다. 눈은 속도계, 귀는 엔진 소리, 손은 패들 시프트에 고정된 상태로 운전해야 한다. 변속 시점에 맞춰 손과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니 자연스레 차체 반응 하나하나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자동변속기에 온전히 의지해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C4 칵투스의 변속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호불호가 분명히 나누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푸조의 MCP, 시트로엥 ETG 변속기는 이질적인 변속 감각으로 인해 지금은 자동변속기로 교체되는 추세다. 최근 출시한 모델들 대부분이 일반적인 형태의 자동변속기를 적용하고도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 C4 칵투스도 자동변속기의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시내 주행을 할 때는 공인연비를 살짝 웃도는 18km/l의 연비를 보였다. 고속도로에서는 21km/l 수준을 유지하는데, 추월을 위해 가속을 하다 보면 살짝 수치가 내려간다. 넉넉한 출력의 엔진이 아니다 보니 고속 영역에서의 가속성능이나 효율성은 다소 손해 보는 느낌이다.


그래도 시종일관 높은 수준의 연비를 보이는 데는 스톱 앤 고 시스템의 작용이 큰 역할을 한다. 상당히 민감하게 세팅해서, 제동 페달에 발을 갖다 대면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엔진은 휴지 모드로 바로 돌입한다. 도심지에서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미리 제동할 때는, 시동이 꺼진 상태로 미끄러져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길 정도로 반응성이 높다. 재출발을 위해 제동 페달에서 발을 뗄 때는 절반 이상 발을 떼어야 다시 시동이 걸린다. 엔진 휴지 모드에 최대한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세팅이다.



운전을 하면서 주로 느낀 점은 SUV보다는 해치백을 운전하는 듯한 감각이었다. 다소 낮게 깔린 시트 포지션과 주행 느낌, 날렵한 핸들링과 장애물을 넘나들 때의 하체 반응 등이 그러했다. 차체 크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특성들은 이 차가 해치백에 가까운 모델임을 드러내고 있지만, 상품성 측면에서는 소형 SUV라는 타이틀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SUV가 인기를 끌고 있고, 특히 한국은 해치백이라는 제품군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해치백의 전고를 높이고, SUV처럼 보이게 하는 몰딩과 여러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소형 SUV로 변신하게 되면 시장에서 더 많은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 C4 칵투스는 그런 점에서 SUV의 탈을 쓴 해치백이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하겠다.



부분 변경된 C4 칵투스의 서스펜션은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이 적용된다. 기존 서스펜션에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해 충격을 부드럽게 완화해주는 기술을 사용한다. 재빠른 핸들링 반응으로 인해 통통 튀는 승차감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특성을 보여 서스펜션 세팅이 만족스러웠다. 방지턱처럼 높이가 있는 장애물을 통과할 때는 1열과 2열 반응에 다소 차이가 있다. 전륜에서는 부드럽게 넘어가는 감각인데, 후륜에서는 살짝 튀는 느낌을 전달한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스펜션의 적용은 칭찬받을 부면이다.


기본적인 안전 및 편의 사양은 적당히 갖춰진 편이다. 차선 이탈 경고 장치는 능동적으로 조향까지 도와주지는 않지만, 차선 인식률이 상당히 높다. 계기반을 통해 시각적인 경고와 청각적인 경고가 동시에 이뤄지는데, 동승자를 불편하게 할 정도로 시끄럽진 않다. 크루즈 컨트롤과 속도제한 장치는 스크롤 타입으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 버튼만 눌러도 바로 활성화가 돼 작동 방식이 직관적이다.



기본 트렁크는 폭이 넓지는 않지만 제법 깊게 들어가 의외로 적재 공간 활용성이 높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면 2열 시트를 폴딩 하면 되는데, 시트 쿠션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진 않는다.



차체 크기로 보면 1열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지만, 2열 거주성 역시 무난하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롭진 않지만, 성인 2명이 가까운 거리를 이용하는데 사용하기는 충분한 편이다. 도어에는 팔걸이와 수납공간이 갖춰져 크고 작은 물품들을 적재할 수 있다. 아쉽지만 부분 변경 모델도 2열 윈도우의 조정은 불가능하다. 상용차나 미니밴의 일부 모델들처럼 팝업 형태 윈도우를 사용해 필요에 따라 환기를 시킬 수 있는 정도로 조작할 수는 있다. 실내, 외 여러 곳에 신경을 많이 쓴 모델인데 유독 2열 윈도우를 이런 형태로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든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SUV를 찾는 사람들에게 C4 칵투스를 권유하기는 어렵다. 2,790만 원이라는 가격은 편의 사양을 잘 갖춘 국산 준중형 SUV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트로엥 브랜드의 디자인과 독특한 개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유의 핸들링과 개선된 서스펜션은 경쾌한 운전을 도와주고, ETG 변속기는 수동 운전의 손맛도 더해준다. 교실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없이 평범한 학생보다 어디에서나 시선을 모으는 악동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면, 시트로엥 C4 칵투스를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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