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름의 유래, 알고 보니 이런 의미가?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각 제조사들이 자사 모델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포르쉐 911이나 폭스바겐 골프처럼 모델명만 듣고도 고유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름을 선정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국내, 외에 시판되는 모델들의 이름에 담긴 뜻과 그 유래를 정리했다.



닛산 캐시카이 (Nissan Qashqai)

닛산 브랜드의 주력 SUV인 캐시카이는 이란 자그로스 산에 거주하는 투르크 어를 쓰는 유목민을 가리키는 이름을 사용한다. 거친 산악 지역의 이미지도 고려한 이름이지만, 발음 상 신선하고 강렬한 느낌을 준다고 판단돼 채택된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북미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 모델의 발음이 어렵다는 평이 있었다. 결국 해당 지역에서는 캐시카이라는 이름 대신 로그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대체한다.



르노 트윙고 (Renault Twingo)

르노 브랜드는 숫자로 된 명명법과 고유 모델명을 함께 사용해 왔는데, 1990년 클리오를 시판하면서 숫자로 된 명명법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유럽 지역에서 경차로 팔리는 트윙고는 경쾌한 주행 성능과 실내 공간 활용성으로 인기 있는 모델이다. 1993년 첫 등장했을 때, 트위스트와 스윙, 탱고(Twist, Swing, Tango) 세 가지 댄스 스타일을 접목해 모델명을 선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Mercedes-Benz E Class)

메르세데스-벤츠가 중형 세단에 E클래스라는 명칭을 부여하기 이전에는 알파벳 ‘E’가 다른 의미로 사용됐다. 고유 모델명 대신 기입한 엔진 배기량에 ‘E’를 붙여 연료 분사 시스템(독일어 einspritzung)이 장착됐음을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어 280 E는 연료 분사 시스템이 장착된 2.8리터 엔진 모델을 뜻한다.


첫 번째 E클래스라 할 수 있는 W124는 1994년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모델부터 엔진 배기량 대신 차급에 따라 모델명을 구분한다. 전체 라인업의 엔진이 연료 분사 시스템을 기본 장착하기도 했지만, 엔트리급인 C클래스와 기함급인 S클래스 사이에 위치한 등급으로써 E클래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Mercedes-Benz G Class)

1979년 메르세데스 벤츠는 겔란데바겐(Geländewagen)이라는 이름을 붙인 G클래스 모델을 출시한다. 이 독일어는 비포장도로나 오프로드 구간을 주행할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 차량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겔란데바겐이라는 공식 명칭보다는 G바겐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된다. 결국 1994년 명명 체계가 G클래스로 변경된다.



벤틀리 벤테이가 (Bentley Bentayga)

벤틀리는 자사 최초 SUV 모델의 이름을 그란 카나리아 섬에 위치한 산봉우리에서 따왔다. 산악, 산지 지명을 새로운 SUV에 담고 싶던 벤틀리는 여러 지역의 명칭을 두고 고민했다. 그러나 높은 산봉우리의 대명사인 에베레스트는 포드가 이미 선택한 이름이었고, 칸첸중가는 벤틀리 브랜드에 어울리지 않는 발음이었다. 결국 브랜드명과 모델명 발음이 서로 어울리는 벤테이가를 선택하게 된다. 한편, 벤테이가의 유력 경쟁자인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1905년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의 이름을 따왔다.



쉐보레 카마로 (Chevrolet Camaro)

1967년 쉐보레가 카마로 모델을 내놓았을 때, 쉐보레 모델 대부분은 알파벳 C로 시작하는 명명법을 사용했다. 팬서 프로젝트의 신모델에 사용할 이름을 위해 C로 시작하는 2,000개 단어가 후보군에 올랐고 카마로가 그중 하나로 선정됐다. 쉐보레는 카마로 런칭 행사에서 모델명에 담긴 뜻을 묻는 기자들에게 머스탱을 잡아먹는 작고 포악한 동물을 가리킨다고 언급했다.


시트로엥 DS

(좌) 시트로엥 ID, (우) 시트로엥 CX


시트로엥 DS (Citroën DS)

시트로엥 브랜드로 출시된 DS 모델의 이름은 특정 단어의 대문자를 따오거나 줄인 표현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DS는 여신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 디세(déesse)라 발음한다. 엔트리급 모델 사용된 이름 ID 역시 아이디어를 뜻하는 프랑스 단어(idée) 와 발음이 유사하다. 1974년 DS를 대체했던 이름 CX는 공기 저항 계수를 뜻하는 단어(drag coefficient)에서 이름을 따왔다. CX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높은 수치인 0.36 Cd를 기록했다. 한편, DS는 오늘날 개별 모델명이 아닌 시트로엥의 고급 브랜드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테슬라 모델 S

(좌) 테슬라 모델 3, (우) 테슬라 모델 X


테슬라 S3XY (Tesla S3XY)

테슬라의 첫 번째 양산 모델은 로드스터라는 단순한 이름만 사용했지만, 2012년 모델 S를 시판하면서 브랜드 전체를 나타내는 새로운 명명 체계를 도입하게 된다. SUV 모델인 X와 대중차인 3, 그리고 2019년 등장할 소형 SUV 모델 Y의 이름을 조합하면 S3XY라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보다 완벽한 조합을 위해 테슬라는 모델 3 대신 모델 E라는 이름을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포드가 모델 E를 먼저 등록한 상태였기 때문에 원하는 바를 이룰 수는 없었다.



토요타 RAV4 (Toyota RAV4)

SUV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지기 전, 토요타는 새로 개발한 도심형 유틸리티 차량에 새로운 차급의 의미를 강조하길 원했다. RAV4는 ‘Recreational Active Vehicle’의 약자로 여가 활동을 위한 레저용 차량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뒤에 붙은 숫자 ‘4’는 사륜구동을 의미한다. 제조사의 의도대로 SUV의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 잡긴 했지만, 정작 대부분의 RAV4가 전륜구동 모델 위주로 판매된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푸조의 세 자리 숫자 (Peugeot Three-digit Nameplates)

푸조는 1929년 201 모델을 출시할 때부터 가운데에 숫자’0’이 들어간 명명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301, 401과 601 같은 새로운 모델들이 라인업에 등장하게 되면서 푸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명으로 자리 잡게 된다. 앞자리는 차급, 뒷자리는 세대를 뜻하던 명명법은 2012년에 이르러 변화를 맞이한다. 208의 후속 모델이 209라는 모델명을 사용하지 않고, 208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SUV 모델은 가운데에 숫자 ‘00’을 삽입한 명명법을 적용한다. 푸조는 P4, 1007 그리고 RCZ와 같은 예외적인 모델도 출시한 적이 있다.



포르쉐 911 (Porsche 911)

196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포르쉐는 최신형 스포츠카 901을 선보인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을 갖춘 이 모델은 혁신적인 차량으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다른 의미로 푸조의 시선도 사로잡았다. 푸조 브랜드의 가운데 자리에 숫자 ‘0’이 삽입된 세 자리 작명법은 특허권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 푸조는 901이라는 모델을 만들 계획이 없었고 포르쉐 911처럼 RR 방식의 스포츠카도 개발할 계획이 없었지만 특허권 침해 부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포르쉐는 가운데 숫자를 1로 교체해 모델을 출시하게 된다. 명칭 변경 전 901 배지를 장착한 모델은 82대에 달한다.



폭스바겐의 바람 (Volkswagen Wind Inspired)

예전만 해도 폭스바겐 브랜드의 모델은 창의력이나 혁신과는 관계없는 이름들이 사용됐다. 전 세계적인 돌풍을 몰고 온 비틀의 공식 모델명이 타입 1(Type1)이었을 정도다. 전 라인업에 생기를 불어넣고자 했던 경영진은 기상학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해치백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골프는 세계 최대의 난류인 걸프 스트림(독일어 golfstrom)에서 따온 이름이다. 파사트는 독일어로 무역풍, 제타는 제트 기류, 시로코는 사하라 사막에서 넘어오는 지중해 바람을 의미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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