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계기반이 전부가 아니야, 2019 제네시스 G70 3.3T 시승기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G70은 제네시스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이다. 사실, 가장 하위 모델이라기보다는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가진 차종으로 작은 차체 대비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G70 라인업 가운데 3.3 터보 스포츠 프레스티지 모델을 시승했다.



최근 출시된 2019년형 모델은 외관 변화보다는 최신 편의 사양 적용으로 상품성을 강화했다. 전면부는 격자형 그래픽이 적용된 크레스트 그릴과 풀 LED 헤드램프, 범퍼 하단의 형상이 어우러져 공격적인 인상을 완성시킨다. 라디에이터 그릴 테두리는 다크 크롬 재질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도 더한다.



범퍼 하단 중앙부의 쐐기형 라인은 최신 제네시스 모델에 적용되는 5각형 크레스트 그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하단 좌우의 내부 그래픽에도 격자형 그래픽이 적용된다. 범퍼 하단을 가로지르는 다크 크롬 라인도 강인한 인상을 더하는 요소다. LED 램프는 프로젝션 타입인데 블랙과 코퍼 컬러가 적용돼 스포츠 모델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풀 LED 타입으로 시인성이나 내부 그래픽이 우수하지만, 범퍼 하단 좌우에 위치한 방향지시등은 벌브 타입이라 다소 아쉽다.



측면은 G70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길게 쭉 뻗은 후드와 짧은 트렁크 라인은 역동성을 강조한다. 앞 펜더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진 캐릭터 라인은 ‘V’자 형태의 에어 브리더가 더해져 강렬함을 남긴다. 3.3 터보 스포츠 모델 전용으로 사용되는 19인치 다크 스퍼터 휠은 5스포크 타입으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타이어가 장착된다. 휠 너머로 보이는 레드 컬러 브레이크 캘리퍼는 브렘보 제품이다.


   

후면부의 이미지는 다른 곳과 달리 단정한 느낌이다. LED 테일램프는 내부 디테일이 뛰어나다. 제네시스 레터링이 삽입된 것은 물론 방향지시등 커버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범퍼 하단은 투톤 컬러 적용으로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한다. 매립 형태의 원형 듀얼 머플러는 마감 처리가 잘 돼 깔끔하고, 크롬 라인을 삽입해 고급스러운 느낌도 더한다. 격자형 그래픽은 뒤 범퍼에도 사용돼 전체적인 디자인 통일성을 이뤄낸다.



G70의 실내는 철저히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진다. 전반적으로 수평적인 디자인을 적용하지만, 센터패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다. 센터패시아 상단 8인치 디스플레이는 플로팅 타입으로 제네시스 라인업에서는 G70에 유일하게 적용된다. 이미 시인성이나 사용성 측면에서는 검증된 형태라 사용 만족도가 높다.

 

 

송풍구 아래에는 내비게이션 및 오디오 조작 버튼들이 배치된다. 하단의 공조장치는 다이얼과 푸시버튼이 혼용된 형태인데, 용도에 따라 기능적으로 배치돼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수납공간과 무선 충전장치가 배치된 아랫부분은 슬라이드 덮개가 마련돼 고급차답게 마감한다. 센터 콘솔의 전자식 변속기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과 컵홀더, 전자식 브레이크 및 오토홀드, 카메라 버튼 등이 함께 배치된다.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꼼꼼히 감싸는데, 측면에 반펀칭 타입을 적용해 감촉이 좋고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오디오 및 통화 관련 버튼은 좌측에, 크루즈 컨트롤 및 계기반 메뉴 버튼은 우측에 배치된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는 알루미늄으로 된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다.



실내는 곳곳에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한다. 필러와 천장부는 물론 선바이저에도 알칸타라를 적용하고, 시트와 도어 안쪽에는 나파 가죽에 퀼팅 패턴을 삽입해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한층 올린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알루미늄을 사용해 스포티한 느낌도 더한다.



전반적으로 고급스럽지만 일부 버튼은 현대차 일반 모델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형태를 사용해 약간 아쉬움도 남는다. 특히 시동 버튼이나 운전석 윈도우 및 도어 조작 버튼은 재질이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공조장치 다이얼은 디자인이나 소재는 좋지만, 다이얼을 돌릴 때 약간의 유격이 발생해 꼼꼼한 마무리가 필요하다.



G70의 성격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은 2열 공간이다. 1열과 동일한 가죽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지만,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부족하다. 단거리 이동은 가능하지만 장거리 이동은 불편할 정도로 좁은 편이다. 윈도우 버튼 역시 1열에만 오토 기능이 적용된다.



제네시스 G70 3.3 터보 스포츠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높은 출력과 달리 엔진음이나 배기음이 상당히 절제된 느낌을 받는다. 엔진의 숫자만으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는 있지만, 가속 성능은 뛰어나다. 굳이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지 않더라도 툭 치고 나가는 느낌을 언제든 맛볼 수 있다. 동승자는 마치 전기차에 탄 것처럼 초반 딜레이 없이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고도 언급했다.


원하는 만큼 몰아붙일 수 있는 성능과 달리 실내는 줄곧 정숙한 편이다. 엔진음이나 배기음을 보다 강조할 수 있다면 운전의 재미가 배가될 수 있을 텐데, 줄곧 억제시키기만 한 점은 아쉽다.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최대한 소음을 억제해서 고급스러움을 살리려는 의도인데, 운전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면이다. 고급스러운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알맞을 수 있지만, 스포츠 세단의 호쾌함을 바라는 소비자에게는 감성적인 만족감까지 주기는 어렵다.



G70의 차체는 아반테와 쏘나타 사이에 위치하는 크기다. 일반 세단보다 낮고 넓은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라 처음 주행할 때는 다소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로터리에 진입하거나 코너를 돌아나갈 때 차체 위치를 올바로 파악하려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스티어링 휠 감각은 예민하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차체를 미세한 수준까지 조향할 수 있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편이다. 전자제어 스포츠 서스펜션의 적용으로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변화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게 되면 하체가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노면의 흐름을 읽는 감각도 보다 예민해짐을 알 수 있다. 스포츠 시트도 측면 지지대 부분이 전동으로 조여져 운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보정해 준다.



12.3인치 계기반은 3D 클러스터라는 장비가 새로 적용된다. 계기반 하단에 마련된 센서가 운전자의 눈을 인식해 시선이나 각도가 바뀌더라도 계기반 정보를 또렷이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2D와 3D 모드가 다 구현되는데, 3D 모드의 경우 글자 표시와 배경 그래픽이 확연히 입체감 있게 배열된다. 처음 사용할 경우는 다소 이질감을 느끼거나 약간 어지러운 느낌도 받을 수 있겠다.


3D 클러스터의 적용 외에도 취향에 맞는 테마 화면을 구성한 것은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준다. 디지털 계기반을 장착한 다른 모델들의 경우 모드 변화에 따라 색상이나 일부 그래픽이 달라지는 등 소극적인 변화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G70은 마치 다른 차량의 계기반이 이식된 것처럼 완전히 달라진 그래픽이 각 테마별로 적용된다.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연동할 수도 있게 마련된다.


시내 주행에서는 에코 모드를 유지하고 스톱 앤 고 시스템도 활성화했다. 급출발이나 급정지 없이 일상적인 주행 습관을 유지했음에도 평균 연비는 6.2km/l 수준에 머물렀다. 고속 주행에서는 최대 13.1km/l까지도 기록하기는 했지만, G70 3.3 스포츠 모델을 선택한다면 연비 부면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아야 한다.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소비자들이 바라왔던 전동식 트렁크도 드디어 장착됐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차량 후면에 있으면 자동으로 열리는 방식이다. 의도치 않게 오작동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범퍼 하단에 헛발질을 몇 번씩 반복하는 것보다는 더 선호하는 방식이다.



G70에는 다양한 전자 장비가 장착돼 풍부한 편의 사양이 제공된다.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신장과 앉은키, 몸무게를 입력하면 추천 자세로 이동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액티브 엔진 사운드는 스피커를 통해 가상음을 전달하는 방식인데, 이런 전자 장비 대신 순수 엔진음과 배기음을 활용하면 더 좋았겠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마트, 에코, 스포츠, 컴포트, 커스텀 총 5가지가 마련된다. 일상적인 주행이라면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 변환하는 스마트 모드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커스텀 모드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른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휠 반응, 서스펜션은 물론 AWD의 세팅도 조절할 수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모델답게 차별화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룸미러에 내장된 '∞' 모양 버튼을 누르면 ‘제네시스 커넥티드 컨시어지 서비스’에 연결된다. 전문 상담원을 통해 목적지 설정과 교통 정보 제공과 같은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앞으로 그 사용 범위와 혜택이 보다 확장될 계획이다.



G70은 유럽산 스포츠 세단을 정조준하는 모델이다. 고급스러움과 역동적인 주행성능 2가지를 모두 이뤄 직접적인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2018년 10월까지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 1,276 대로 BMW 3시리즈(7,664 대)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6,735 대)보다 실적은 좋은 편이다. 한국에서는 국내 브랜드로서의 장점을 잘 살려내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치에 더해 스포츠 세단 다운 명확한 색깔을 가지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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